고은시인의 'e 비즈 頌詩'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50분


위기에 빠진 닷컴(인터넷기업), 시인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있을까.

우리 시대의 대표시인 중 한명인 고은 시인(67·사진)에게 닷컴은 ‘오늘의 힘이자 내일의 희망’이라고 했다.

“이제 강한 나라는 탱크와 포탄이 많은 나라가 아닙니다/인터넷 비즈니스가 많은 나라입니다/이제 부자나라는 한탕이 많은 나라가 아닙니다/오래오래 이어가는 인터넷 그의 나라입니다.”

고은 시인은 2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인터넷기업 송년의 밤’ 행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축시를 낭송할 예정. 그는 최근 이 시를 인터넷기업협회(회장 이금룡)에 미리 보냈다. 축시에는 “인터넷기업이야말로 인류의 우렁찬 비즈니스”라는 구절도 있다.

고은 시인에게 아날로그는 분단을, 디지털은 통합과 공존을 상징한다.

“이제 온갖 어려움을/인터넷으로 이겨내고/이제 갈기갈기 찢겨진 겨레를/인터넷으로 뭉치게 해야합니다”라고 제안한 것.

그러나 고은 시인은 인터넷기업들이 ‘피가 도는 인터넷’을 위해 아날로그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당부한다.

“…그대 하나하나의 어머니인/지난날의 구슬픈 아날로그를/아주 내팽개치지 말기 바랍니다/지난 날 시골 작은 우체국의 밤에 들리던/그 고독한 모스부호의 신호음을/아주 잊어버리지 말기 바랍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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