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dongaScience.com]자동차 계기판 실제 속도보다 빨라

  • 입력 2001년 1월 17일 19시 09분


최근 인터넷 동아사이언스(www.dongaScience.com)에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김철 과학통신원이 자동차의 속도계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왔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자동차 ‘계기판 속도’는 ‘실제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이죠.

운전자들은 일반적으로 과속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를 만들 때 안전운행을 위해 조금이라도 속도를 낮춰 운전할 수 있도록 계기판의 속도를 실제 속도보다 높게 한다고 합니다.

그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요. 자동차 제조사가 지켜야할 법규인 ‘제작자동차의 안전기준’은 시속 4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때 속도계의 지시오차를 ‘0≤지시오차≤(실제속도/10)+2’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속도 100km/h로 주행한다면 지시오차는 0에서 12이므로 속도계는 100km/h부터 112km/h 사이를 가리키게 됩니다. 교통경찰이 보여준 스피드건의 속도가 계기판 속도보다 낮게 나왔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면 이제 그 이유를 알겠죠.

반면 자동차 검사를 받으러 가면 속도계의 지시오차를 시속 40km 주행 시 ―10%∼15%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작할 때와 달리 계기판 속도가 실제 속도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타이어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자동차 속도는 원형의 바퀴가 시간 당 구른 거리를 말하는 것이므로 반지름이 10% 더 큰 타이어로 바꿔 끼우면 속도가 10% 증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동차 계기판의 속도는 타이어를 바꾸기 전과 동일합니다. 그래서 실제 속도보다 계기판 속도가 더 낮게 나오는 경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둔 것입니다. 자동차는 출고된 상태로 운전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말이 이런 이유에서 나오는 것이죠. 속도계는 안전을 위해 좋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자동차계기판속도실제와달라기자>안전위해표시속도높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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