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의 씨' 일본에 빌려준다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2분


‘한국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사진)의 씨’를 통해 멸종된 일본 수달을 복원하는 사업이 양국 민간 환경단체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 야생동물연합 한상훈(韓尙薰)의장은 31일 “세계적으로 멸종된 동물을 복원하기 위한 국제교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야생 동물 인공수정 등의 기술이 발달돼 있는 일본으로 수달을 보내 증식시키는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리산생태보존회 및 일본 고치(高知)현 생태계보호협회 등과 함께 28일부터 3박4일간 전남 구례군 등 지리산 일대에서 수달 실태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양측은 4월중 수달 교류를 위한 협정을 맺을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수달이 79년 이후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아 학계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90년대 중반부터 유럽에서 수달을 들여다 인공수정을 통해 번식을 시켜 동물원에서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달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한의장은 “수달뿐만 아니라 한국의 삵, 일본의 반달가슴곰 등에 대한 생태조사도 공동으로 실시해 왔다”면서 “동물 멸종위기 대책에는 국경이 있을 수 없으며 정부와 협의를 거쳐 수달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멸종위기종을 수출하려면 자연환경보전법상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특히 국내에 어느 정도 수달의 개체수가 존재하는지, 일본측이 상업적 용도로 이용할 가능성이 없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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