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인터넷 기반 B2C(기업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 비즈니스가 막 폭발한 시기. 사이버공간상의 온라인 포털서비스나 쇼핑시장을 놓고 누가 먼저 많은 영토를 차지하는가 하는 시합이 벌어졌다. 영토를 확장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시기에 자본이득과 함께 많은 돈을 벌어들인 회사들이 있다. 바로 온라인 B2C 기업을 상대로 설비자산을 제공한 서버 및 네트워크 공급업체, 웹호스팅업체, 보안 및 B2C상거래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이다. 이들은 예민하기 그지없는 온라인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실패의 위험을 지지 않았다. B2C기업이 전투병이라면 이들은 후방의 병참병력이었다.
최근 e밸리 생태계에 나타난 뚜렷한 변화는 순수 B2C기업 대신 이들 인프라업체가 전면에 부각된다는 것이다. 1999년까지 가장 빠르게 성장한 톱 5 기업중에는 B2C업체가 2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2000년 평가한 Fast Top 5에는 B2C업체가 하나도 없다. 대신 인프라업체가 4개를 차지했다. 이들은 골드러시 시절 광원들에게 튼튼한 청바지를 만들어 팔았던 청바지생산업체와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B2B(기업간 전자상거래)업체의 영광도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B2C 닷컴기업이 고객에게 외면당하면 결국 B2B업체도 그들의 고객인 B2C로부터 외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신경제의 B2C나 B2B 모델이 구경제의 지혜인 P2P를 배워야 할 때이다. “Peer to Peer”의 P2P가 아니라, “Path to Profit”의 P2P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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