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역경매 방식의 기업간(B2B)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소모품 구입경비를 절감하는 기업과 기관이 급증하고 있다.
역경매는 구매업체가 희망하는 품목을 인터넷에 올려놓은 뒤 가장 싸게 입찰한 공급업체를 선택하는 방식. 물품구입단가를 경매시작가로 정하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한빛은행은 작년 6월부터 연말까지 전산 소모품과 폐쇄회로TV용 녹화테이프 등 8개 품목 5억2000여만원 어치를 인터넷 역경매 방식으로 구입했다. 은행측은 이 방식을 이용하지 않던 때에 비해 구입예산을 16.3% 절감했다고 밝혔다.
‘가격이 싼 만큼 품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품질은 합격점.
한빛은행은 올해부터 가능한 한 모든 품목을 온라인 경매방식으로 산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e조달’에 배정된 예산은 작년의 약 5배인 25억원.
서울 강남구청은 2월부터 옥션의 경매사이트(www.b2bauction.co.kr)를 통해 복사용지 전산용품 문구용품 등 8439만원 어치를 구입했다. 비용은 종전보다 15% 정도 절감됐다. 강남구청 재무과 신현철 계장은 “경비절감 효과가 입증돼 올해에는 총 30억원 어치를 e비즈니스로 구입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5억원의 예산절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양사는 작년 9월부터 6개월 동안 넷피에스엠(www.netpsm.com)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일부 품목에 대해 온라인 역경매를 도입해 구매예산을 15∼20% 정도 줄였다.
이밖에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중소기업진흥공단, 에넥스 등이 온라인 역경매방식으로 소모품을 구입하고 있다.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은 “인터넷을 통한 소모품 구입은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둘러싼 잡음과 오해가 없다”고 말했다. 삼양사 채완병 PSM팀장은 그러나 “e비즈니스도 만능이 아니기 때문에 담합방지 등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