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에 네트워크와 정보를 접목시킨 홈네트워크 시장의 태동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의 가정생활은 이같이 바뀔 것이다. 회사에서 모든 기기가 일체형으로 연결돼 있듯이 가정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이다.
디지털 정보가전은 21세기 최대의 황금시장으로 불린다. 홈네트워크의 필수요소인 게이트웨이 시장만 2004년까지 전세계적으로 34억달러(약 4조4200억원), 인터넷 냉장고 DVD 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시장은 345억달러(약 44조8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디지털 방송 및 연관산업만 해도 앞으로 10년 동안 2000조원 가량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 글 싣는 순서▼ |
1. 일대일(1:1) 마케팅 2. e풀필먼트 3. 사이버금융 4. 지식경영 5. e엔터테인먼트 6. 한국의 실리콘 밸리 7. e정부 8.정보가전 |
그동안 반도체에 밀려 정체산업 취급을 받던 가전분야가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정보가전에서 승리하는 국가경제가 21세기 전반의 세계경제를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은 디지털 정보가전 분야에서 일본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와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디지털 정보가전 분야에서 일본 미국 한국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계 최초’를 내세우며 각종 기기들을 개발해 내놓고 있다. 여기에는 가전회사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유수 컴퓨터업체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LG전자 백우현(白禹鉉) 사장은 “종합가전회사가 디지털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유리하다. TV VCR DVD플레이어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PCS 등 ‘일체형 세트’를 내놓을 수 있는 회사가 전세계에 몇 개나 되나”라며 “마쓰시타 도시바 JVC 등 일본 회사와 필립스 톰슨 정도로 꼽을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생산하는 LG전자는 이미 500m가량 앞선 출발선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정보가전에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인터넷이 되는 냉장고 세탁기 등을 세계 최초로 시판하기 시작했고 디지털TV 및 60인치 PDP TV 분야도 앞서가고 있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수준으로 쫓아가고 있다. 디지털TV 제품을 98년도에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DVD플레이어 인터넷 냉장고 등 나머지 제품군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초기 저가전략을 택하고 있다. 건설업체와 연계해 아파트 등지에 보급형으로 빌트인 제품을 설치해 사용인구를 일단 늘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개별 제품생산보다는 홈네트워킹 표준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 개별제품에 인터넷기능을 모두 넣지 않고 네트워킹이 가능하도록 칩을 탑재한 가전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허순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도 9월부터 디지털 방송이 시작된다. 한국처럼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등 인터넷 환경이 잘 조성된 나라는 드물기 때문에 약간의 계기만 주어지면 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정보가전이 또 하나의 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품가격을 낮추고 정보는 많이 주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