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해 4월부터 올 6월까지 전국 115개 지점에서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32종류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처음으로 환경호르몬을 조사한 99년에 비해 7종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인체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확인된 다이옥신의 경우 인천 남구 숭의동(1.496pg·피코그램·1pg은 1조분의 1g), 경기 안산시 원시동(1.149pg), 경기 시흥시 정왕동(0.956pg) 등 3곳의 대기 중에서 일본의 환경기준(0.60pg)을 초과하는 양이 검출됐다.
서울 등 7대 대도시의 대기 중 평균 농도는 0.288pg으로 전국 평균(0.324pg)을 밑돌았으나 수원 안산 시흥 안양 성남 서산 여천 등 공단이 있는 7개 지역은 평균 0.501pg으로 비교적 높은 수치를 보였다. 농어촌지역은 0.033pg으로 크게 낮았다. 하천의 다이옥신 농도는 경남 진주시 남강(1.061pg)에서만 일본의 수질환경기준(1.00pg)을 초과했다.
토양의 경우 가장 높게 측정된 충남 서천군 마서면(40.478pg)도 일본의 환경기준(1000pg)의 25분의 1 수준이라 큰 위험은 없는 것으로 풀이됐다.
현재 다이옥신에 대한 환경기준은 일본에만 있는데 환경부는 내년 상반기에 ‘다이옥신 등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관한 특별법’을 국회에 상정해 환경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에 근거해 한국인이 하루에 음식물과 대기 중에서 섭취하는 다이옥신 양을 추정하면 ㎏당 0.570∼2.804pg으로 일본과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인 ‘㎏당 4pg 이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2004년부터 환경호르몬의 위해성을 평가해 규제가 필요한 물질을 가려낼 계획”이라며 “위해성이 입증된 다이옥신의 경우 이미 소각시설에 대한 배출허용기준을 마련했고 2003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호르몬: 인체 호르몬계의 정상 활동을 교란시켜 정자수 감소, 기형, 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학물질. 대기 등 환경에 존재하며 주로 먹이사슬을 거쳐 음식물로 인체 내에 축적된다. 한국은 총 67종의 물질을 대상으로 위해성 정도를 조사중이다.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32종 가운데 17종은 산업용 화학물질, 12종은 농약류, 3종은 소각이나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