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농구슛의 물리학…"자세 불안정하면 조던도 불발"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57분


《물리학자가 보는 농구는 어떤 모습일까. 선문대 최성수 교수(물리학과)는 80년대 후반 “재능이 있는 선수들은 불안정한 자세에서도 슈팅을 성공시킨다”는 농구 코치의 말을 반박하기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농구팀의 허락을 받고 부진에 빠진 선수의 슛을 지도했다고 한다. 최 교수는 ‘물리학과 첨단기술’ 최근호에 이때의 경험을 통해 얻은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옆으로 비스듬히 어깨와 팔을 일직선으로〓여자 농구선수들은 공을 이마 앞에 두고 두 팔로 던진다. 이렇게 되면 어깨와 팔, 팔꿈치, 팔뚝과 손목 사이의 각도 등 3가지의 변이가 가능하다. 이른바 자유도가 3개인 셈이다. 이경우 어느 한 각도라도 잘못되면 전체 슛동작이 불안정하게 된다.

반면 공을 던지는 팔이 몸 옆과 수평으로 된 슛 동작에서는 팔꿈치와 손목이 일직선이 되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또 몸 전체가 비스듬히 돼 있어 눈과 골대 사이의 각도가 최소화된다. 이는 사격과 양궁에서 눈과 손, 목표물을 일직선으로 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무릎과 팔꿈치 운동을 분리시켜라〓최 교수는 1987년 미국 대학 농구선수들의 자유투 동작을 비디오로 분석한 결과 슛을 할 때 무릎을 굽히지 않고 팔꿈치를 고정시킨 선수들이 80∼85%의 성공률을 보인 반면, 무릎을 굽히거나 팔꿈치를 움직이는 선수는 65∼70%에 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릎을 굽히거나 팔꿈치를 움직이는 동작은 큰 근육 조직을 이용하므로 분리시키는 것이 동작을 안정되게 만들기 때문. 따라서 무릎을 편 상태에서 공을 들어올린 뒤 팔뚝의 원운동, 손목과 손가락의 회전운동을 차례로 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최소 속도 내는 각도로 던져라〓미국의 천체물리학자 피터 부란카지오는 ‘스포츠과학,물리법칙과 최적동작’란 책에서 최소 속도로 던지는 것이 성공률이 높다는 계산을 했다.

바스켓에 가장 힘을 적게 들이고 던지는 각도는 45도이다. 그러나 손에서 농구공이 떨어지는 지점보다 바스켓이 더 높이 있으므로 좀 더 각도를 높여서 던져야 한다. 부란카지오의 계산에 따르면 키가 180㎝인 선수가 골대에서 4.6m 지점에서 점프해 지면에서 2.4m 높이에서 49도의 각도로 공을 던지면 속도가 초속 7.16m로 가장 낮다.

▼최종 마무리는 손가락으로〓공을 놓는 순간 손목과 손가락의 회전으로 공에 역회전을 걸어주는 것이 성공률을 높인다. 회전이 걸리지 않은 공은 백보드에 맞는 순간과 튀어나는 순간의 각도가 같아져 공이 멀리 튀겨 나간다. 반대로 역회전을 걸어주면 공이 백보드에 맞는 순간 만들어진 마찰력이 위로 작용하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래쪽으로 향한 힘이 발생한다. 그래서 공이 멀리 튀겨 나가지 않고 바스켓을 통과할 확률이 커진다.

공이 림 바로 위를 맞는 경우 백보드 쪽으로 튀기게 되는데 이때도 역회전으로 인해 반사각이 줄어 다시 바스켓 안으로 들어갈 확률이 크다. 림에 부딪혀도 역회전으로 인해 림과의 마찰력이 커져 공을 바스켓 쪽으로 밀어주는 회전력이 발생한다.

<이영완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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