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연구소의 김인후(金仁厚) 박사는 98년 6월부터 3년간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유전자질환을 가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종래보다 약효기간이 8배 이상 지속되고 부작용도 줄인 유전자치료용 바이러스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과학아카데미 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 박사는 ‘지질운반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가 고장나 지질이 간으로 운반되지 못하고 혈관이 쌓여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쥐 20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실험 대상 쥐 가운데 10마리에는 ‘지질운반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새로 개발한 바이러스에 붙여 몸속에 투여했고 나머지 쥐들은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한 상태에서 2년4개월을 관찰했다.
그 결과 유전자치료를 한 쥐에서는 동맥경화가 1% 이하로 거의 생기지 않았고 치료하지 않은 쥐에선 95% 이상에서 동맥경화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
유전자치료는 바이러스에 치료유전자를 붙여 몸속에 집어넣은 뒤 이상 유전자를 정상화하도록 해 질병을 고치는 치료법.
종래 많이 사용하던 아데노바이러스는 치료효과가 한두 달에 불과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면역반응으로 간기능이 나빠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사용된 바이러스는 기존 아데노바이러스에서 인체에 독성을 주는 부분을 없애 부작용을 낮추고 약효기간을 늘린 것이다.
김 박사는 “이 유전자치료법은 앞으로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이나 당뇨병 치료에 이용될 수 있으며 뇌암 간암 혈액암 등 각종 암에도 이 같은 바이러스를 이용할 경우 인체 독성이 없기 때문에 부작용을 크게 줄이고 약효는 오래 지속시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