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정용 게임기가 각각 올 봄과 하반기에 정식 유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정용 게임기는 그간 국내 시장에선 정식 유통되지 않았지만 전세계 게임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산업의 실세이다. 복잡한 설치과정이 필요 없고 텔레비전에 연결해 거실에서 즐기게 돼 있는 가정용 게임기는 방안에서 혼자 즐기는 PC 게임과 달리 개방적이고 가족 중심적 성향이 짙다. 즉 게임이 골방문화에서 거실문화로 전환되는 셈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는 단순히 게임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과 DVD 재생 기능을 갖춰 홈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이들 차세대 게임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을 내놓으면서 온라인화 시험에 들어가는데 PC 온라인 게임이 가장 성공한 한국이 중요한 시험무대로 인식되고 있어 이들의 적극적인 한국시장 공략이 예견된다. 예상을 깬 소니의 직접유통 체제 구축도 이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PC 게임에서는 전략게임 분야에서 4년간 독주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으로 기대되는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가 올 여름 발매를 기다리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명성에 도전한 게임은 웨스트우드의 ‘C&C시리즈’나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 등 다수 있었지만 대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98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워크래프트3’는 2000년 완성된 3D 시스템을 전면 백지화하는 대수술을 거치며 기존 스타크래프트 팬 흡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내 개발사들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온라인 게임과 아동용 게임 개발에 더욱 초점을 두는 한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사로 참여해 가정용 게임기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발매된 소프트맥스의 PC 게임 ‘마그나카르타’가 심각한 버그로 인해 리콜 되면서 대작 PC 게임 개발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3월 위성방송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게임방송 역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다. 기존 온게임넷과 겜비씨에 이어 스카이겜티비, GGTV가 게임전문방송으로 전파를 쏘는데, 이들은 특히 디지털의 특징인 고화질과 쌍방향 방송을 선보이면서 기존채널과 좋은 경쟁관계를 이룰 전망이다. 2002년은 게이머에게 새로운 할 거리와 볼거리가 넘쳐나는 해가 될 것이다.
김승규(게임칼럼니스트)game4kimsk@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