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건강나이20대' 꿈 아니다…"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자"

  • 입력 2002년 1월 29일 13시 59분


무병장수는 모든 사람의 희망. 노화 전문가들은 보통 사람도 평소에 꾸준히 몸 관리를 하면 100살까지는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5.6세로 조사됐다. 71년에 비해 30년 동안 13.3세 늘어났지만 여전히 기대치보다는 낮다.

또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 각종 성인병은 끊임없이 중년의 건강을 위협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병장수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속나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속나이란 실제 연령이 아닌 건강나이를 말하는 것으로 평소 생활 습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며 금연과 절주(節酒)하는 사람은 80세에도 50대의 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운동하지 않으면 50세에도 80대보다 ‘부실한’ 몸을 가질 수 있다.

▽건강나이 계산법〓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 시카고 프리츠크 의대 마이클 로이젠 교수가 개발한 방법이다. 2만5000여건의 임상연구 결과를 토대로 습관과 질병, 환경 등 수명에 영향을 주는 125가지 기준으로 만들었다.

인터넷 사이트 ‘리얼에이지닷컴(www.realage.com)’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 표를 이용해 무료로 건강나이를 계산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의 노화전문가 데이비드 위켄하이저 박사가 10년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생물학적인 나이를 계산할 수 있는 질문표를 개발했다. 질문표는 △영양 섭취 △음주량 △소금 섭취량 △배변 주기 △숙면 여부 등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국내에서는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철환 교수가 외국의 자료와 한국인의 유병률을 참고해 건강나이 측정법을 만들었다. 식생활 운동 흡연 등 건강과 관련이 깊은 요인 10가지를 이용해 건강나이를 계산하는 것이다.

이 표의 생활습관 항목 하나하나를 답변해 가면서 나온 점수를 모두 합산하면 건강나이를 알 수 있다. +점수는 더하고 -점수는 빼는 것이다. 전체 건강나이를 계산해 실제 나이와의 차이를 알아본다.

한편 분야별 개별 항목의 점수가 +인지 -인지를 보고 평소 자신의 생활에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도 스스로 알 수 있다.

▽생활 습관을 바꿔라〓건강나이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줄담배와 폭음,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사, 수면 부족, 극심한 스트레스, 음주 운전 등 나쁜 생활 습관을 버리면 건강나이를 크게 낮출 수 있다.

김교수는 특히 소식 금연 절주 다동(多動)을 강조했다. 국내외의 장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4가지 공통 요인이 있다는 것. 골고루 먹되 조금씩 싱겁게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금연과 절주를 하면 무병장수할 확률이 높아진다.

김교수는 “나쁜 행동과 습관을 바로잡으면 사회적으로 매년 10만명 이상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5∼15년 이상 더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 당신의 건강나이는?

식생활①항상 싱겁게 먹는다
②일주일에 5번 이상은 과일이나 채소를 먹는다
③검게 탄 음식을 먹지 않는다
④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모두 해당되면 -4, 둘 또는 셋은 -2, 하나만 +2, 모두 해당
되지 않으면 +4
운동①평균 일주일에 3회 이상(-2)
② ①과 ③의 중간(0)
③운동을 전혀 하지 않거나 월 3회 미만(+2)
흡연①전혀 피운 적이 없거나 10년 전에 금연(0)
②5년전에 끊었다(+0.5)
③끊은지 1개월∼5년 정도 됐다(+1)
④하루 1갑 미만(+3)
⑤하루 1갑 이상(+5)
음주①전혀 마시지 않는다(0)
②일주일에 2회 이하, 한 번에 소주 2홉들이 반병 이하(-1)
③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소주 2홉들이 1병 이상(+3)
④ ②와 ③사이(+1)
스트레스①정신적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여러번 겪었다
②내 자신의 방식대로 살려다 여러번 좌절을 느꼈다
③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욕구도 충족되지 않는다고
느낀 적이 여러번 있었다
④미래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느낀 적이 여러번 있었다
⑤일이 너무 많아 때로는 중요한 일을 잊기도 하고 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1개 이하면 -2, 2개는 0, 3개는 +2, 4개 이상은 +4
연간 여행거리
또는 위험한 직업
①서울∼부산 거리의 10배 이하/일이 위험하지 않다(-1)
②서울∼부산 거리의 10∼19배 정도/일이 약간 위험하다
(+1)
③서울∼부산 거리의 20배 이상/일이 위험하고 사고
가능성이 항상 있다(+2)
운전 및 안전습관①안전벨트를 항상 착용하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안전에 주의한다(-1)
② ①중 한 가지만 해당(0)
③ ①중 모두 해당 안됨(+1)
건강검진①2년에 한 번 이상 건강검진을 받는다(-2)
②전혀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다(+2)
③ ①과 ②의 중간(0)
B형 간염환자
또는 바이러스 보균자
①그렇다(+3)
②아니다(0)
③모른다(+1)
비만도①표준 체중(이상 체중의 90∼110%)(-1)
②과체중 또는 저체중(이상 체중의 110∼119% 또는
80∼90%)(+1)
③비만 또는 심한 저체중(이상 체중의 120% 이상 또는
80% 미만)(+4)
※이상 체중={키(㎝)-100}×0.9

◆ "건강나이 수치에 일희일비 마세요"

“건강나이를 계산해 본 결과 ‘+5’가 나왔어요. 제 나이가 56살인데 건강나이는 61살이란 말인가요? 아니면 5년 빨리 죽을 수 있다는 뜻인가요?”건강나이 측정법에 따르면 이런 질문이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실제 노화 및 질병 연구가 활발한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건강나이로 남은 수명을 예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강나이는 평소 생활습관의 경향을 보여주는 것일 뿐 ‘+5’를 ‘5년 더 늙은’, ‘-5’를 ‘5년 더 젊은’ 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한다.

또 국내에는 미국처럼 질병이나 건강 관련 통계자료가 부족해 한국인에게 딱 맞는 정확한 건강나이 측정법이 없다. 인제의대 김철환 교수는 “과학적 데이터가 충분하게 뒷받침되지 않은 측정법이므로 무조건 믿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단지 자신의 생활습관을 되돌아보고 건강에 나쁜 요소를 찾아내 좋은 쪽으로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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