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는 ‘노키아랜드’…세계최대 휴대전화 업체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52분


4일 폐막된 뉴욕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세계경쟁력 보고서에서 75개국 중 1위를 차지한 핀란드. 뉴욕타임스는 6일 핀란드를 국가경쟁력 세계 1위이자 정보통신의 신세계로 변모시킨 것은 바로 노키아라고 소개하고 핀란드를 ‘노키아랜드(Nokialand)’라고 표현했다.

노키아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통신업체. 지난해 비즈니스위크지의 브랜드가치 조사에서 5위를 차지해 비(非)미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톱 10에 들었고 파이낸셜타임스의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는 세계 7위에 기록됐다.

노키아는 인구 520만명의 소국인 핀란드에서 전체 수출의 23%, 연구개발(R&D) 투자의 20%, 헬싱키 증시시가 총액의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핀란드의 성장엔진이다.

노키아는 국민의 문화와 가치관을 뒤바꾼 기업이기도 하다. 평등지향적이었던 핀란드는노키아의 급성장 이후 ‘부자 되기 열풍’에 휩싸였고 매우 개방적인 나라로 변모했다. 노키아의 임원이었던 이카 투오미는 “폐쇄적이던 핀란드가 세계적 가치에 매우 빨리 개방된 것은 전적으로 세계를 무대로 영업하는 노키아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키아의 ‘전방위적 영향력’ 때문에 핀란드 사회학자 파시 맨파는 노키아를 ‘국가 안의 국가’라고 표현했다.

구 소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구 소련의 원조와 동구권과의 무역 등으로 성장했으나 89년 동구권의 몰락으로 시련에 직면했다.

이때 핀란드를 구한 것이 바로 노키아. 1865년 시골마을 제지회사로 출발한 노키아도 당시까지는 목재 고무 금속 화학 전자 통신 등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문어발 그룹’이었다.

노키아는 92년 ‘유럽의 잭 웰치’로 불리는 요르마 올릴라 회장이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회사의 모든 역량을 이동전화 단말기와 정보통신에 선택, 집중하는 혁명적인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핀란드 정부도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로 이를 뒷받침해 핀란드는 이제 국민의 교육수준이 가장 높고 정보통신 사용률도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그러나 최근 핀란드인들은 세계 최고의 생활수준과 복지를 지탱하는 노키아가 외국으로 본사를 옮길까봐 조마조마해하고 있다. 이동통신 분야의 국제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소득세만 최저 59%에 이르는 과중한 세금 부담을 노키아가 끝까지 감내할 것인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제 핀란드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노키아 이후 어떻게 될까’라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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