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식물학자 프란시스 할레 교수는 전세계 과학자 75명과 함께 2001년 10월부터 11월까지 아프리카 남동쪽 마다가스카르 섬의 열대우림 생태계를 조사해 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열대우림 꼭대기는 지상으로부터 수십∼수백m의 높이에 있기 때문에 지상과는 전혀 다른 생태상을 보인다.
강렬한 태양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광합성 양상, 온도, 습도도 지상과는 다르다. 이에 따라 지상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동식물이 그들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며 살고 있다. 할레 박사는 “열대우림 꼭대기에는 그 존재는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생태상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며 이번 탐사의 의의를 밝혔다. 이 같은 이유로 그동안 과학자들은 열대우림 상층부의 생태상을 조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왔으나, 최근에서야 효과적인 방법을 찾았다.
과학자들이 찾아낸 수단은 ‘수상(樹上) 보트법’. 과학자들이 비행선을 타고 열대우림 위를 날아다니며 그곳의 생태계를 조사하는 방법이다. 비행선 밑에는 과학자들이 타고 갈 육각형 모양의 ‘썰매’와 거대한 보트 ‘프레즐’이 달려 있다.
수상 보트법의 핵심은 프레즐이다. 비행선을 통해 원하는 장소까지 옮겨진 프레즐은, 과학자들이 각종 식물표본을 수집하고 곤충, 동물을 채집하는 생태조사의 거대한 실험실이다. 이번 마다가스카르 생태탐사에도 수상 보트법이 이용됐다.
수상 보트법을 이용한 열대우림 생태조사는 1986년 프랑스령 가이아나 원시림에서 처음 이용된 이래 총 5번에 걸쳐 사용됐다. 이번 마다가스카르 생태탐사는 6번째 출정이다.
이번 경우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아이코’라는 특수 시설도 이용됐다. 과학자들은 열대우림 상층부 바로 밑의 생태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데, 프레즐을 통해서는 이런 연구를 하기 힘들다. 더욱이 장기간 체류하며 주변 생태계를 조사해야 할 경우 프레즐은 적당치 않다.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장치가 아이코다.
정이십면체 모양의 아이코는 과학자가 그 안에 머무르며 한 나무의 생태계를 장기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데 쓰인다. 아이코 안에는 커피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간단한 실험장비도 들어있다.
이번 마다가스카르 생태탐사의 전과정은 과학동아 3월호에 화려한 사진과 함께 소개된다.
김대공 동아사이언스기자 a2g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