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연다. '위치찾기' 서비스에 접속한다. 여자친구 전화번호를 입력한다. 표시된 위치로 찾아간다. 뒤에서 깜짝 놀려 준다.
휴대폰으로 다른 사람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위치찾기' 서비스가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난 달 프랑스 칸느에서 열렸던 유럽 최대의 이동통신대회 '3GSM 세계총회'에서 많은 기업들이 출품했던 위치기반 이동통신기술들이 한 달도 채 안돼 대중화 된 것.
그중 인기를 독차지한 기술은 '위치찾기'. 가까이에 있는 영화관, 주유소, 현금인출기 등은 물론이고 친구들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찾아 준다.
이미 이 기술을 이용한 휴대폰으로 영국의 직장인들은 상호만 알고 있는 술집들을 척척 잘도 찾아간다. 독일인들도 이 휴대폰을 이용해 클럽이나 공공기관, 호텔, 전문식당 등을 손쉽게 찾는다. 프랑스에서는 이보다 한 단계 발전한 휴대폰 미팅서비스까지 생겨났다. 이 서비스는 적당한 데이트 상대가 반경 300m이내에 나타나면 휴대폰으로 즉석 만남을 주선하는 서비스로 젊은이들 사이에선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가능하게 된 것은 휴대폰 단말기내에 내장되어 있는 위성 위치추적시스템 및 휴대폰 기지국에서 통화자까지의 거리를 측정해 위치를 알려주는 위치측정기술이 발달했기 때문.
런던 소재 기술시장 조사회사 가트너의 벤 우드 통신산업 수석분석가는 "대부분 택시나 호텔, 식당정보 등을 제공하는데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응급전화 911' 등 더욱 다양한 서비스에 이 기술이 접목될 것"이라며 "스토커 등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으나 점차 풀어야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박광수 동아닷컴 기자 think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