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으로 조금만 운동을 해도 며칠 앓아 누워야 했던 주부 김모씨(58). 요즘은 1시간 이상 운동을 해도 거뜬하다. 자신만의 독특한 운동법을 찾았기 때문. 김씨는 2년전부터 집 주변 호텔 헬스클럽에 마련된 ‘아쿠아짐(Aquagym·수중체육관)’에 다니면서 수중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 물 속에서 즐기는 ‘아쿠아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물 속에서 운동을 하면 물의 부력 때문에 체중이 가하는 하중이 80% 이상 줄어들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뼈가 약해 운동을 하기 힘든 노약자나 임산부에게 특히 좋다. 또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적합하다.》
▽물 속에서의 체력단련〓일반적인 근육운동도 물 속에서 하면 효과가 더 좋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 지하 3층에 마련된 아쿠아짐.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수영장과 다를 바 없지만 물 속에는 기존 헬스클럽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운동기구가 ‘잠수’해 있다.
말하자면 ‘수중 헬스클럽’인 셈. 물 깊이가 가슴 정도라 ‘맥주병’이라고 해도 지장이 없다.
헬스클럽의 이정희 팀장은 “물이 피부와 마찰하면서 혈액 순환을 돕고 보통 운동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 살빼기에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아쿠아로빅과 수중발레〓물 속에서 하는 에어로빅인 ‘아쿠아로빅’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앞뒤로 걷고 점프하고 돌고 발로 차는 등의 동작을 하는 것. 물의 저항과 부력을 이용하는 유산소운동이다.
수중발레는 물 속에서 헤엄치고 거꾸로 서며 회전하는 난이도 높은 기술을 요구하는 아쿠아스포츠다. 운동 효과가 뛰어나고 몸매를 가꾸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아쿠아로빅은 KBS 88체육관(02-2600-8826, 8803)에 3개 강좌가 마련돼 있다. 또 이수옥싱크로클럽(011-763-0419)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중 발레 강좌를 한다.
▽수중마사지〓수중에서 하는 지압을 가리키는 ‘왓스(WATSU)’는 영어의 ‘water(물)’와 일본어 ‘shiatsu(指壓)’가 합쳐진 말. 처음에는 장애인의 재활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지금은 일반인에게도 널리 보급돼 있다.
왓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며 파트너가 물 속에서 척추 및 척추 주변의 근육을 밀거나 당겨 스트레칭을 해준다. 34, 35도의 따뜻한 물에서 해야 좋다.
▽수중태극권〓일명 ‘아이치’. ‘아이’는 일본어 ‘愛(love)’를 뜻하고 ‘치’는 ‘氣(energy)’를 의미한다. 조용한 음악에 맞춰 호흡을 가다듬고 태극권을 변형시킨 동작을 하는 것이 특징. 수중운동을 하기 전 준비운동으로도 손색이 없다.
왓스와 아이치 등은 서울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서울리포츠센터(02-441-4204)에서 배울 수 있다.
▽아쿠아스포츠의 효과와 주의점〓서울대 간호학과 이은옥 교수(대한류마티스건강전문학회 회장)는 “수중운동은 류머티스 질환이나 관절염 환자의 재활치료에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통증이 적고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울리포츠센터의 김준홍 팀장은 “수중운동은 건강한 사람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 모두 즐길 수 있지만 폐질환이나 요도감염, 심부전증, 전염병, 요실금 등의 환자는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 집에서 하는 수중운동
아쿠아스포츠를 위해 꼭 많은 돈을 들일 필요는 없다. 집안이나 대중 목욕탕의 욕조 안에서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면 큰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 근력을 강화하는 간단한 수중 운동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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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목돌리기
물 속에 앉아 발목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듯 오른쪽, 왼쪽으로 각 5회씩 돌린다. 발목의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 발끝으로 글씨쓰기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 가족의 이름 등을 무릎관절이나 둔부관절을 사용하지 말고 발목 관절만 사용하여 엄지발가락으로 글씨를 쓴다. 발목과 무릎의 유연성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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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치기
물 속에서 무릎을 접은 뒤 공을 차듯 다리를 곧게 펴준다. 다리를 쭉 편 상태에서 엄지발가락을 몸 쪽으로 향하게 하고 2∼3초 정지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무릎관절과 넓적다리의 근력을 강화시킨다.
◆ 팔자 운동
물 속에서 팔을 자연스럽게 벌린 뒤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엄지손가락만 손 옆에 붙인 채 팔을 움직여 가로 팔(∞)자 모양의 원을 그린다. 손목, 팔꿈치, 어깨 결림에 효과가 좋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