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임산부 건강 한방으로 다스리기

  • 입력 2002년 3월 17일 17시 47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이모씨(28·여)는 임신 9주째의 임신부다. 이씨는 3년 동안 불임으로 고생했지만 불임전문 한방병원의 도움으로 임신에 성공했다. 이씨는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한방병원에서 유산방지 치료도 같이 받고 있다.

최근 이씨처럼 불임으로 고생한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 임신부도 한방병원을 찾아 임신기간에 따른 한약처방과 상담을 받고있다.

서울 십장생한의원의 정연희 부원장은 “임신부가 먹는 보약은 자궁의 혈액순환을 잘되게 만들고 자궁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유산을 예방하고 임신을 유지하도록 한다”며 “이는 태아의 성장과 발육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한방에서 권하는 임산부의 건강관리법을 알아본다.

▽임신 전〓아기를 가지기를 원하는 여성은 먼저 간염이나 풍진 등의 검사를 받는다.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자궁의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은 생리때 노폐물을 덜 빠지게 해서 임신을 어렵게 하므로 피한다. 잡곡밥이나 된장 해조류 멸치 등은 자궁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자궁 속에 고여있는 생리 찌꺼기 배출을 좋게한다. 한방에서는 ‘감이사물탕’으로 여성의 기력을 강하게 해준다. 평소 쑥과 보궁초 등의 김을 쬐는 한방 좌훈(座熏)도 건강하고 깨끗한 자궁을 만들어준다.

▽임신 초기(1∼3개월)〓임신 초기엔 갑자기 몸에 입덧 현기증 졸음 등의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입덧은 일반 구토와는 달리 새벽이나 오후 3시경 속이 비어있을 때 잘 나타나며 임신 5주부터 시작하고 16주가 지나면 대부분 가라앉는다. 입덧은 본래 △마른 체형이거나 △소화기가 약하거나 △화를 잘 내거나 △불규칙적인 식사를 하거나 △신경이 예민한 경우에 잘 나타난다. 입덧을 줄이려면 △배고플때 너무 참지말며 적당하게 자주 먹고 △화내지 말고 많이 웃고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속이 메슥거릴 때 모과차나 유자차 수정과를 마시면 좋고 심한 구토가 반복될 때는 생강을 살짝 구워서 먹으면 좋다.

입덧이 심할 때는 무조건 참고 견디려고 하지말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다.

한편 한방에선 교애사물탕 교애탕 안태음 등의 약재를 통해 유산을 방지한다. 이들 약재는 자궁의 근육경련을 완화해 태반이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임신 중기(4∼7개월)〓임신부는 입덧이 끝나고 식욕이 늘며 태아는 신체가 본격적으로 자라는 시기. 임신부는 빈혈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철분제제를 복용하고 커피 녹차 홍차 등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피한다. 민간요법으로 빈혈엔 당귀 오미자 계피 등을 차로 끓여 마시는 것이 있다. 철분부족으로 생기는 현기증은 태원음 등의 보약으로 치료하면 도움이 된다. 누워 있을 때 현기증이 날 경우 옆으로 누워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우는 자세를 취하면 증세가 완화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뜨거운 보리차를 조금씩 먹도록 한다. 코가 많이 막히면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그 증기를 잠깐 쐬면 좋아진다. 평소에 호두 땅콩 잣 등의 견과류를 복용하면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태아의 뇌발달에도 좋다.

한방에서는 임신부나 태아에게 해를 주지 않는 ‘궁소산’ 등의 감기약을 사용한다.

▽임신 말기(8∼10개월)〓이 시기에 운동을 심하게 하고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 있거나 심하게 놀라면 조산할 수 있으므로 출산 전까지는 조심한다. 임신 9∼10개월엔 ‘달생산’을 20첩 정도 복용하고 분만 예정일 며칠 전엔 ‘불수산’을 다려 냉장고에 보관해 둔 뒤 진통이 시작될 때 먹어두면 순산에 도움을 준다. 이 약재들은 임신부의 체력을 보강하고 태아를 안정시켜서 난산을 방지한다. 배가 부르면 허리에 부담을 줘 손발이 저리거나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생긴다. 이때는 주먹을 쥐었다 펴거나 다리를 굽혔다 쭉 펴는 가벼운 운동을 한다. 발바닥부터 종아리까지 근육을 주물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꽃마을한방병원 한방부인과 최은미과장, 십장생한의원 심용섭원장)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출산후 불청객 '산후풍'…어혈 풀고 기혈 보충해야

출산 후 여성들이 겪는 고통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산후풍.

무릎 어깨 허리 관절이 쑤시거나 저리며 찬바람이 몸에 스치듯 시린 것을 말한다. 한방에서는 삼칠일이라 하여 출산 후 흐트러진 관절이 제자리를 잡는데 걸리는 시간을 3주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기간 동안은 가만히 누워만 있지 말고 실내에서 가볍게 걸어주는 정도의 운동을 해야 한다. 음식은 기름지거나 자극적이거나 너무 단 것은 피한다.

한방에서는 산후풍을 치료하기 위해 ‘선출어혈 후대보기혈(先出瘀血 後待補氣血)’이라 하여 어혈을 먼저 제거하고 기혈을 보충하는 치료를 한다. 이를 위해 출산 직후 1, 2일간은 자궁을 수축시켜 오로(출산 후 자궁에 남아 있는 찌거기)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생화탕’ 처방으로 어혈을 풀어준다.

이 후엔 보허탕, 보익탕 같은 보약으로 기혈을 보충한다.

출산 직후 산모의 산후통에 좋은 민간요법으로 대추 10개를 물 1.5ℓ에 넣고 살짝 달여 찻잔 정도 양으로 하루에 1∼3회 복용한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임산부 요가법 (임신 4~9개월)

1. 골반 좌우 내리기

임신으로 인한 몸 전체의 피곤을 풀어주며, 허리와 골반을 편안하게 한다. 좌우로 3,4회 반복

2. 고양이자세

굳어진 척추를 유연하게 풀어주는 동작. 머리를 숙였다 펴는 동작을 5,6회 정도 반복한다.

3. 옆구리 늘리기와 골반 늘리기

자연분만을 순조롭게 유도하기 위한 동작이다. 골반을 튼튼하게 한다. 3,4회 반복.

4. 좌우 균형 잡기

산달이 가까워지면 골반과 척추에 부담을 주므로 이 같은 운동을 3,4회 반복해 수시로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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