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합병안 찬반투표 마감 임박

  • 입력 2002년 3월 18일 18시 00분


‘2000년 대통령 선거 이후 최대의 투표.’(워싱턴포스트)

‘벼랑 끝에 매달린 것 같은 서스펜스.’(월스트리트저널)

프린터 업체인 휴렛팩커드(HP)와 컴퓨터 업체인 컴팩의 250억달러짜리 합병안에 대한 주주들의 투표 시한이 19일(미국 시간)로 다가오면서 찬반 양진영의 막판 득표전은 물론 일반인의 관심도 대통령선거 못지 않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합병을 밀어붙이는 여성 경영인 칼리 피요리나 HP회장과 합병을 결사 반대하는 창업자 가문의 대표 월터 휴렛의 맞대결이라는 점도 국민적 관심을 더하는 요소.

HP의 소액주주인 제리 도드슨은 8일 피요리나 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불과 0.0008%의 지분밖에 없는 그에게 회장이 전화하는 건 생각지 못했던 일.

이번 합병안에 경영인으로서의 사활을 건 피요리나 회장은 하루 100통 이상의 설득 전화와 함께 미 전역의 투자자들을 접촉하기 위해 무려 15만8400㎞의 항공마일리지를 기록했다.

휴렛씨도 막대한 물량의 TV 광고를 통해 합병 반대 논리를 홍보하고 있다.

대선을 방불케 하는 유세전의 결과 투표일을 하루 앞둔 18일 뉴욕타임스는 개인투자자 중에서는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HP의 전체 지분은 휴렛과 팩커드 가문이 18%, 기관투자가 57%, 개인투자자 25%로 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자신의 의사를 밝힌 투자자 중에서 반대 22%, 찬성 9%, 모름 69%이었다고 밝혔으나, 워싱턴포스트는 반대 25%, 찬성 26%라고 전해 보도가 엇갈렸다.

투표 집계는 오토매틱 데이터 등 집배 센터가, 개표는 IVS 어소시에이츠가 담당해 선거관리위원회 못지 않은 공정성을 기하고 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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