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MS 회장은 이달 초 두바이에서 인터넷 포털 서비스 ‘MSN 아라비아’를 소개하는 행사를 갖고 “앞으로 1년 이내에 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포브스 최신호(4월1일자)는 현재 아랍권의 인터넷 사용자는 500만명으로 총 아랍권 인구의 2%에 불과하지만 최근 3년동안 인터넷 사용자가 매년 40∼50%씩 늘어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야후, AOL타임워너 등을 제치고 아랍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MS는 초기 시장 공략을 위해 이집트 최대 통신업체인 오라스콤과 손을 잡았다. MS는 알제리에서 파키스탄에 걸쳐 폭넓게 분포돼 있는 300만명의 오라스콤 휴대전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MS의 아랍시장 공략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이유는 MS의 e메일 서비스인 핫메일 이용자가 이미 230만명을 넘었기 때문. MS는 이들을 대상으로 100만달러를 투입, 대대적인 MSN 아라비아 가입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
또 아랍권 현지 인터넷 서비스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연예, 로맨스, 여행, 쇼핑 정보를 대거 보강한 콘텐츠를 선보여 아랍권 젊은층을 겨냥하고 있다.
MS의 시장 공세에 대해 현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야후 AOL 등과의 제휴를 추진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사우디 백만장자인 알 왈리드 왕자가 투자한 ‘아라비아 온라인’의 타렉 이스마일 사장은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MS와 도저히 겨룰 수 없다”면서 “MS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서방 업체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