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이 일어선다는 것은 무게 중심이 위로 올라간다는 뜻. 이는 중력의 법칙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회전 달걀의 패러독스(Spinning egg paradox)’로 불려왔다. 무려 300년 동안이나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을 괴롭혀 온 이 수수께끼를 일본 게이오(慶應)대 시모무라 유타카(下村裕), 영국 케임브리지대 키스 모팻 교수가 수학 방정식으로 풀어내 28일 발간된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두 교수는 달걀의 중심축이 위로 올라가는 것은 회전에너지가 줄어들 때 일어나며 회전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은 책상과 달걀의 마찰력 때문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책상과 달걀의 각도, 마찰력과 회전속도를 변수로 방정식을 세웠다. 이 방정식을 이용해 일정한 속도 이상으로 회전하던 달걀은 속도가 줄어들면 반드시 일어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해 낸 것.
달걀의 무게중심이 위로 이동하는 상황은 달걀의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바닥이 매끄러운 책상 위에서는 달걀이 서지 않는데 이는 마찰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걀을 똑바로 세우는 데 필요한 최소 회전 속도는 손목을 힘차게 돌려 만들 수 있는 1초에 약 10번 정도다. 이 방정식은 바둑돌이나 럭비공 등 중심축을 회전시켜 만든 모든 입체에 적용된다.
연구팀은 또 날 달걀은 액체상태의 노른자와 흰자가 달걀 껍데기의 회전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