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퇴행 관절염)은 전체 인구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국민병. 평균 수명의 증가로 앞으로도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골관절염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노화에 따른 현상으로 치료의 여지가 없는 병으로 여겼지만 최근 다양한 치료제와 수술법이 개발돼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는 병이 됐다.
그러나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근거없는 민간요법에만 매달리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 치료 효과에 대한 부정적 생각 때문에 병원 문턱 넘기를 주저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병원을 찾아 나이와 증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한다면 환자 대부분은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벗어나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
▽관절염과 골관절염〓관절염은 종류가 100여가지나 된다. 무릎 엉덩이 어깨 척추 손가락 등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이 중 관절에 오랫 동안 충격이 쌓여 물렁뼈가 닳아 뼈마디가 아픈 ‘골관절염’이 전체의 80% 정도. 면역 체계가 고장나 면역 물질이 정상적 관절을 공격해서 생기는 ‘류머티스 관절염’이 10∼20%를 차지한다. 특히 골관절염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이다. 무릎 관절염이 대부분이고 다음은 엉덩관절염, 어깨관절염 순이다.
뚱뚱한 사람, 다리가 ‘O’자형인 사람, 평소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사람, 골다공증(뼈엉성증) 환자, 흡연자, 모주망태는 골관절염이 빨리 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치료 가능한 질환〓초기에 파스를 붙이거나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염증이 가라앉아 악화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다양한 파스류가 개발돼 있다. 최근 개발된 콕스-2 억제제는 적은 용량으로도 큰 효과를 보이고 위장장애가 거의 없으며 하루 한번 복용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가약이라는 이유로 보험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흠. 이와 함께 물리치료, 운동요법, 체중 조절 등으로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많은 환자가 진통제와 소염진통제를 혼동해서 아프지 않으면 약을 먹지 않는 병폐가 있다.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염증을 가라앉혀 관절이 틀어지는 것을 막는 약이다. 따라서 환자가 의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소염진통제를 끊을 경우 병이 악화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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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고 무릎을 굽혔다 펼 때마다 아프고 결리는 ‘관절염 중기’에는 관절 주위에 구멍을 2, 3개 내고 내시경을 넣어 손상된 물렁뼈를 없애거나 꿰매 잇는 등의 수술을 받는다. 시술비는 100만원 안팎. ‘중기’ 관절염 환자 가운데 일부는 자신이나 타인의 연골을 이식받거나 자신의 연골세포를 배양해서 이식받을 수도 있다. 자신의 연골을 이식할 경우 100만∼200만원, 타인 것을 이식할 경우 500만∼600만원, 연골 세포 이식 때엔 1000만원 정도가 든다. 이때에도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다양한 수술법〓중증인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관절염의 경우 △환자가 55세 이상이고 △관절내시경으로 검사해 물렁뼈 손상 부위가 9㎠ 이상이며 △겉으로 봐서도 다리가 휘어져 있고 △약을 먹어도 약효가 바로 떨어지고 아플 때 받는다. 수술비는 200만∼400만원. 인공 엉덩관절의 경우 무릎관절 수술 때와 치료비가 비슷하며 최근 소재의 발달로 인공관절의 수명이 20년을 넘게 됐다.
55세 이하이면서 다리가 ‘O’자형이고 무릎 안쪽 관절이 주로 닳은 환자는 정강이뼈를 잘라 다리를 펴주는 수술을 받는다. 100만∼200만원. 요즘에는 무릎을 6∼7㎝ 정도 잘라 많이 손상된 부위만 인공관절을 넣는 ‘부분 치환술’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수술비는 관절 전체를 바꿀 때와 비슷하다. 일부 환자는 연골 이식 수술을 받기도 한다. 소개된 치료비는 환자 본인 부담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증세가 심한데 수술하기 어려운 환자는 관절 안에 스테로이드나 하이얄루론산 등을 넣는 주사를 맞으면 단기간에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 6개월, 길어도 1년 이상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 의사-환자 걷기대회…무료강좌 개최
동아일보는 올해 창간 82주년을 맞아 4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대한정형외과학회(회장 강응식)와 공동으로 ‘관절염을 이깁시다’란 주제로 캠페인을 벌인다.
먼저 본지와 정형외과학회는 4월 28일을 ‘제1회 관절염의 날’로 제정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광장에서 의사 300명과 관절염 홍보대사인 탤런트 김보연, 환자 및 가족 수 천 명이 참가하는 걷기대회를 개최한다.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와 환자가 함께 걸으면서 병에 대해 상담하는 걷기대회는 국내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드문 행사.
동아일보는 이 캠페인 기간동안 1일자와 8일자 헬스 섹션에 관절염에 관한 대형 기획 기사를 게재하고 기타 지면에도 관련 기사를 계속 게재해 관절염의 심각성과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정형외과학회는 4월 9∼26일 관절염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절염 시민강좌를 개최한다. 관절염 시민강좌의 일정은 표와 같다.
학회는 또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관절염 관련 비디오와 책자 ‘건강한 삶을 위한 관절염 이야기’를 제작, 전국 병의원에 무료 배포한다.
이번 캠페인은 대한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회장 김윤수)와 제약회사인 한국MSD가 후원한다. 걷기대회 참가와 관절염 책자 신청은 대한정형외과학회 관절염의 날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02-3476-7700
◆ 관절염 캠페인 일정
무료 시민강좌 (02-522-9136)
9일
양천구 구민회관 해바라기홀
노원구 청소년 수련원
10일
영등포구 문화예술회관
동작구 구민회관
11일
도봉구 구민회관 회의실
12일
강동구 구민회관
15일
강북구 구민회관 행복실
송파구 향군회관 1층 청실
16일
관악구 구민회관
17일
강남구 YMCA
중구, 종로구 YMCA
18일
마포구 노인복지종합센터
동대문구, 중랑구 종합사회복지관
강서구 문화센터 2층 공연장
19일
성동구, 광진구 전자도서관
용산구 구민회관
24일
서초구 국제전자문화센터 12층
서대문구 구민문화회관
25일
성북구 도시관리공단 도서관
은평구 문화예술관
26일
구로구, 금천구 문화체육센터
제1회 관절염의 날 행사 (02-3476-7700)
28일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