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의 뇌속에 있는 정보가 지워지고 있다.”
치매를 뜻하는 Dementia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제 정신이 아닌(out of mind)’ 상태를 의미한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제 정신이 아닌’ 노인 인구도 크게 늘고 있다. 보건산업연구원 등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수는 95년 21만명에서 2000년 27만명으로 늘었으며 2020년에는 6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고령화 사회의 ‘적(敵)’으로 불리는 치매. 국내에서도 치매에 관련된 각종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마침 4월 4일이 ‘정신건강의 날’인 것을 계기로 치매의 최신 연구 결과에 대해 알아본다.
▽최신 연구 결과〓치매란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뇌에 발생한 각종 질환으로 인지 기능을 상실,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언어장애가 생기며 방향감각을 상실해 길을 잃을 때도 있다.
치매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일 뿐 발병 경로는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뇌중풍 등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80∼90%가 해당된다.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의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뇌속의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을 주범으로 지목해 왔다.
그러나 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 서유헌 교수는 베타 아밀로이드의 전 단계 물질이면서 독성이 10∼1000배 강한 C말단 단백질을 치매의 주범으로 꼽는다. 서 교수의 C말단 단백질 가설은 지난해 초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소개되면서 국제 의학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서 교수에 따르면 C말단 단백질은 신경세포를 직접 파괴할 뿐만 아니라 △뇌속의 칼슘 농도를 증가시키고 △세포 핵속으로 들어가 세포사(死)를 유도하며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울산대 의대 서울중앙병원 신경정신과 고재영 교수는 뇌속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연에 주목했다. 아연이 정상 상태에서는 신경전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지만 신경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일종의 전기회로인 시냅스에서 지나치게 방출돼 다른 신경세포로 들어가면 신경세포의 죽음을 촉발한다는 것.이밖에도 최근 세계 의학계에서는 타우와 APP 등 치매 관련 유전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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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개발 경쟁〓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현재로선 증세를 조금 개선하거나 악화를 막는 약들이 처방되고 있다.
대표적인 약이 일본 에자이사의 ‘아리셉트’. 아리셉트 등의 치료제는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활성화시켜 환자의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것. 아세틸콜린은 기억력 인지기능 등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대뇌피질 전반에서 아세틸콜린의 활성화가 현저하게 떨어져 기억 장애 등의 증세를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조기에 발견해 증세가 진전되는 것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
이에 따라 세계 의학계에서는 치매의 발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대 치매정복사업단도 C말단 단백질의 활동을 막는 치매 백신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 교수는 “최근에는 치료제 개발 이외에 죽은 신경세포를 재생하는 줄기세포연구도 한창 진행되고 있는 등 치매 정복의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 요양시설 구하기
집안에 치매 환자가 있으면 가족도 큰 고통을 받는다. 환자 간호에 시달리다 보면 자칫 사회 생활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가정의 화목도 깨질 수 있다. 환자를 전문 시설에 맡겨 간호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최근 치매 요양시설이 계속 늘고 있다. 환자를 모두 받을 정도로 시설이 많지는 않지만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맞춰 시설을 이용하는 게 좋다.
국내 치매요양시설은 크게 △노인요양시설 △단기보호시설 △주간보호시설 △노인전문요양병원 등이 있다.
이중 노인요양시설과 단기보호시설은 65세 이상 국민기초생활 수급자가 해당 동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의 추천을 받아 신청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기보호시설은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하루 이용료가 8000∼2만원 정도이며 1년에 9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주간보호시설은 65세 이상 치매 환자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보호하는 것이 특징. 이 시간 동안 가족은 시장을 보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 평소 할 수 없었던 일을 처리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는 무료, 일반인은 하루에 4000∼5000원.
노인전문요양병원은 전문 의료진과 함께 간호사와 간병인이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만큼 이용료도 비싸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보호하기 어려운 말기 치매 환자나 합병증으로 24시간 간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요양시설은 직접 방문해 살펴본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요양시설의 안전대책, 직원의 태도와 전문성, 입원 환자의 권리 보장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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