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미경씨(39·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게 자전거는 출퇴근 수단이자 체력을 단련하는 운동기구이다. 매일 자전거를 타고 30분 거리의 직장을 오간다. 그녀의 자전거 사랑은 7년 전 시작됐다. 매주 한 차례 이상 ‘애마(愛馬)’인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서울 근교 산길이나 한강 둔치 자전거 도로를 누벼왔다. 자전거클럽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과 함께 일년에 두 번 서울에서 미시령까지 270㎞를 주파한다. 자건거를 타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어 정신건강에 특히 좋다고 말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도시의 라이더(Rider)들이 봄꽃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한강 둔치는 운동 겸 소풍을 나온 가족 단위 라이더로 북적인다. 형형색색 복장을 한 자전거 동호회 회원이 행렬을 이루며 투어링을 하는 모습도 흔하다.
▽자전거 건강학〓달리기 걷기 등과 함께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꼽히는 자전거 운동. 달리기에 비해 지루함을 덜 느끼고 오래 운동할 수 있어 비만 관리에 효과적이다. 성인 남성이 10분간 자전거를 탈 때 약 41㎉(여성은 약 33㎉)가 소모된다.
규칙적으로 자전거 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이 좋아진다. 폐활량이 늘어나고 심장이 박동할 때 내뿜는 혈액의 양도 많아져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또 불필요한 체지방을 줄이는 대신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근육이 탄수화물과 지방, 산소 등을 이용해 힘을 내는 능력이 커져 쉬 피로해지지 않는다.
▽누구나 가능〓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체중에 별 부담을 안주는 데다 스스로 운동량과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특이 체질인 사람이나 고령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여성 라이더가 급증하고 있다. 자전거 전문 쇼핑몰 ‘자전거나라’를 운영하는 이옥내 사장은 “비만 조절을 위해 자전거를 구입하는 여성이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고 가족 단위로 구매하는 고객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자전거 제조업체인 삼천리자전거공업㈜에 따르면 2월부터 매출이 빠르게 늘어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 회사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날씨가 따뜻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국내 동호인만 약 5만명으로 추산된다.
▽장비 점검은 필수〓몸에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부상을 막는 으뜸 요소. 높이는 앉았을 때 발이 지면에 닿는 정도가 적당하다.
헬멧은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같다. 사고가 났을 때 충격을 흡수해 두뇌 손상을 줄여준다. 미국에서는 자전거 사고의 75%가 머리 부상과 관련이 있는데 대부분 헬멧을 쓰지 않아 생긴다고 한다.
자전거는 최대한 화려하게 꾸미고 옷은 눈에 잘 띄는 색상이 좋다. 일종의 ‘방어운전’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특히 야광 테이프는 어두워졌을 때 보호 수단이다.
▽운동 요령〓실외에서 자전거 타기를 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탈수현상과 화상. 물통을 자전거에 달거나 배낭에 넣어 다니며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고 얼굴과 손, 허벅지 등 노출이 심한 부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또 선글라스나 보호 안경을 쓰면 햇볕과 먼지, 벌레 꽃가루 등 때문에 알레르기성 질환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자전거 동호회 ‘산고양이’의 유강석 총무는 “산길에서 자전거를 탈 때에는 돌발사태에 대비해 두 사람 이상이 조를 이뤄 다니고 비상 식량이나 예비 튜브, 휴대용 공구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용도 따라 다양한 기종…헬멧 장갑 보호대 필수
실외에서 자전거 운동을 즐기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자전거 종류도 산악용 자전거(MTB), 도로용 사이클, 생활 자전거, 접는 자전거 등 용도와 기능에 따라 다양하다. 초보자라면 10만∼30만원대의 생활형 자전거나 25만∼100만원 정도의 MTB가 적당하다. MTB는 다른 자전거에 비해 바퀴의 폭이 넓어 안정감이 있고 충격 흡수력이 좋아 인기를 끈다.
헬멧과 장갑, 보호대는 필수 안전 장비로 △헬멧 2만∼5만원 △장갑 1만∼3만원 △무릎 및 팔꿈치 보호대가 1만5000∼2만5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자전거 구입시 주의할 점은 용도를 미리 정하는 것이다. 생활형인지 레저 스포츠용인지를 따져보고 관련 장비도 용도에 맞춰 사는 것이 낭비를 줄이는 길이다.
(도움말〓울산대 의대 서울중앙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소장)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