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건강 페달' 밟으며 인생을 즐겁게

  • 입력 2002년 4월 7일 17시 14분


“아름다운 풍광 속을 달리는 희열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죠.”

회사원 김미경씨(39·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게 자전거는 출퇴근 수단이자 체력을 단련하는 운동기구이다. 매일 자전거를 타고 30분 거리의 직장을 오간다. 그녀의 자전거 사랑은 7년 전 시작됐다. 매주 한 차례 이상 ‘애마(愛馬)’인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서울 근교 산길이나 한강 둔치 자전거 도로를 누벼왔다. 자전거클럽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과 함께 일년에 두 번 서울에서 미시령까지 270㎞를 주파한다. 자건거를 타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어 정신건강에 특히 좋다고 말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도시의 라이더(Rider)들이 봄꽃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한강 둔치는 운동 겸 소풍을 나온 가족 단위 라이더로 북적인다. 형형색색 복장을 한 자전거 동호회 회원이 행렬을 이루며 투어링을 하는 모습도 흔하다.

▽자전거 건강학〓달리기 걷기 등과 함께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꼽히는 자전거 운동. 달리기에 비해 지루함을 덜 느끼고 오래 운동할 수 있어 비만 관리에 효과적이다. 성인 남성이 10분간 자전거를 탈 때 약 41㎉(여성은 약 33㎉)가 소모된다.

규칙적으로 자전거 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이 좋아진다. 폐활량이 늘어나고 심장이 박동할 때 내뿜는 혈액의 양도 많아져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또 불필요한 체지방을 줄이는 대신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근육이 탄수화물과 지방, 산소 등을 이용해 힘을 내는 능력이 커져 쉬 피로해지지 않는다.

▽누구나 가능〓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체중에 별 부담을 안주는 데다 스스로 운동량과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특이 체질인 사람이나 고령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여성 라이더가 급증하고 있다. 자전거 전문 쇼핑몰 ‘자전거나라’를 운영하는 이옥내 사장은 “비만 조절을 위해 자전거를 구입하는 여성이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고 가족 단위로 구매하는 고객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자전거 제조업체인 삼천리자전거공업㈜에 따르면 2월부터 매출이 빠르게 늘어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 회사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날씨가 따뜻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국내 동호인만 약 5만명으로 추산된다.

▽장비 점검은 필수〓몸에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부상을 막는 으뜸 요소. 높이는 앉았을 때 발이 지면에 닿는 정도가 적당하다.

헬멧은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같다. 사고가 났을 때 충격을 흡수해 두뇌 손상을 줄여준다. 미국에서는 자전거 사고의 75%가 머리 부상과 관련이 있는데 대부분 헬멧을 쓰지 않아 생긴다고 한다.

자전거는 최대한 화려하게 꾸미고 옷은 눈에 잘 띄는 색상이 좋다. 일종의 ‘방어운전’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특히 야광 테이프는 어두워졌을 때 보호 수단이다.

▽운동 요령〓실외에서 자전거 타기를 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탈수현상과 화상. 물통을 자전거에 달거나 배낭에 넣어 다니며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고 얼굴과 손, 허벅지 등 노출이 심한 부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또 선글라스나 보호 안경을 쓰면 햇볕과 먼지, 벌레 꽃가루 등 때문에 알레르기성 질환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자전거 동호회 ‘산고양이’의 유강석 총무는 “산길에서 자전거를 탈 때에는 돌발사태에 대비해 두 사람 이상이 조를 이뤄 다니고 비상 식량이나 예비 튜브, 휴대용 공구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용도 따라 다양한 기종…헬멧 장갑 보호대 필수

실외에서 자전거 운동을 즐기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자전거 종류도 산악용 자전거(MTB), 도로용 사이클, 생활 자전거, 접는 자전거 등 용도와 기능에 따라 다양하다. 초보자라면 10만∼30만원대의 생활형 자전거나 25만∼100만원 정도의 MTB가 적당하다. MTB는 다른 자전거에 비해 바퀴의 폭이 넓어 안정감이 있고 충격 흡수력이 좋아 인기를 끈다.

헬멧과 장갑, 보호대는 필수 안전 장비로 △헬멧 2만∼5만원 △장갑 1만∼3만원 △무릎 및 팔꿈치 보호대가 1만5000∼2만5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자전거 구입시 주의할 점은 용도를 미리 정하는 것이다. 생활형인지 레저 스포츠용인지를 따져보고 관련 장비도 용도에 맞춰 사는 것이 낭비를 줄이는 길이다.

(도움말〓울산대 의대 서울중앙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소장)

차지완 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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