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태보',펀치에 발길질…'격투기 에어로빅' 뜬다

  • 입력 2002년 4월 14일 17시 40분


카파 피트니스의 우지인 트레이너(앞)와 회원들이 태보의 훅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카파 피트니스의 우지인 트레이너(앞)와 회원들이 태보의 훅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피트니스 클럽. 빠르고 경쾌한 음악 소리가 에어로빅 교실에 울려퍼졌다. 강사와 수강생의 몸은 좌우측으로 흔들흔들. 강사의 구령이 떨어지자 손으로 찌르고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험악한’ 동작이 재빠르게 이어졌다. 짧고 날카로운 기합 소리. 몸은 다시 흔들흔들. 스트레이트와 훅, 앞차기와 옆차기 동작이 쉼없이 허공을 갈랐다.

이들이 하는 운동은 ‘태보(Tae-Box)’라고 불리는 격투기 에어로빅. 회사원 이모씨(23·여·서울 강북구 번2동)는 “몸을 쉼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살 빼는 데 그만”이라며 “스트레이트 한 방에 스트레스가 나가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격투기 에어로빅이 인기 절정이다. 피트니스 클럽의 격투기 에어로빅 강좌에는 ‘잽과 훅을 날리는’ 여성들로 붐빈다. 이들은 “볼륨없는 ‘밋밋한 날씬함’보다는 적당히 근육이 있는 ‘탄력있는 몸매’를 원한다”고 입을 모은다.》

▽태보 인기〓태권도와 가라테, 킥복싱과 에어로빅의 동작을 혼합해 만든 것이 태보. 각 격투기의 공격과 방어 동작이 골고루 들어가 있다. 동작의 반경이 짧고 빠른 것이 특징. 효과적인 동작이 나올 수 있도록 태보 전용 음악이 사용된다.

미국에서 개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태보는 3년 전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해 소수 동호인을 중심으로 보급되다가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의 비결은 강렬한 음악과 힘있는 동작. 이미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영하는 에어로빅 강좌의 ‘단골’ 메뉴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탤런트 이영애가 장갑을 끼고 샌드백을 두들기는 광고(LG카드) 등의 후광(後光) 효과로 회원도 크게 늘었다는 게 피트니스 클럽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

카파 피트니스 (02-546-3700) 압구정 지점의 트레이너 우지인씨(29·여)는 “에어로빅도 단순한 동작의 나열과 반복의 시대는 지났다”며 “최근에는 좀 더 경쾌하고 빠른 동작에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도록 구령과 기합 소리를 집어 넣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권투와 킥복싱〓태보 이전에도 격투기 에어로빅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복싱 에어로빅. WBC 밴텀급 세계챔피언 출신의 복서 변정일씨(37)가 미국에서 개발된 복싱 에어로빅을 한국인이 따라하기 쉽도록 동작과 음악을 바꿔 국내에 소개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변정일복싱클럽’(02-911-2747)에는 복싱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 중년 이상의 남성이나 살을 빼려는 젊은 여성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격투기 에어로빅 붐이 일면서 여성 고객이 꾸준히 증가, 3년 전 10명 안팎이던 회원이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복싱 에어로빅에 무릎과 팔꿈치 치기, 발 차기까지 더한 것이 킥복싱 다이어트 프로그램. 복싱 에어로빅에 비해 하체를 더 많이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호신술까지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운동 효과〓격투기 에어로빅은 무술 등의 기본 자세를 ‘변화무쌍’하게 응용할 수 있어서 기존 에어로빅에 비해 덜 지루하다. 전신 운동이지만 팔과 다리, 복부 등 신체 부위별 동작도 확실히 구분돼 부위별 살빼기에도 좋다. 성인을 기준으로 50분 운동에 소모되는 칼로리는 300∼400㎉ 정도로 조깅 등의 유산소 운동보다 강도가 높다.

서로 충돌하지 않아 부상할 위험이 크지는 않지만 짧은 시간 안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기 때문에 종종 인대나 근육 등을 다칠 수 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는 “스트레칭 등으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느린 속도로 반복해 동작을 익히고 나서 한다면 부상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며 “이런 에어로빅을 한 뒤에는 마무리 운동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격투기 에어로빅은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민성길 교수는 “때리고 차는 등의 동작이 겉으로 보기에는 과격해 보이지만 순수한 운동으로만 즐긴다면 응어리진 감정을 발산하며 쾌감을 느끼는 등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① 잽=비스듬한 방어자세에서 상대방을 위협하는 가벼운 펀치 동작. 한 팔은 방어자세를 취하고 다른 손은 목표를 향해 빠르게 뻗었다가 당긴다.

② 펀치=잽 할 때 방어자세의 손으로 정면 공격한다. 골반과 다리, 복부를 한꺼번에 돌려 주면 뱃살의 탄력을 키울 수 있다.

③ 어퍼 컷=아래에서 위로 상대의 턱을 공격하는 동작. 배에 힘을 주고 허벅지를 조인 자세에서 한 손은 휘두르고 다른 손은 턱 아래에 둔다.

④ 훅=목표를 향해 옆에서 공격하는 펀치. 팔꿈치를 들어 짧게 공격하고 빠지는 느낌으로 휘두른다.

⑤ 무릎 차기=마치 상대방의 배를 공격하듯이 무릎을 접어 올려 치는 동작. 배에 힘을 주고 상체를 뒤로 살짝 젖혀 공격한다.

⑥ 정면 차기=정면에 있는 목표를 향해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에서 속도감 있게 발을 뻗는다.

⑦ 옆 차기=공격하는 목표를 쳐다보며 발을 옆으로 내뻗는 동작과 함께 상체도 낮춰 복부 근육을 긴장시킨다. 옆구리 운동에 효과적.

(도움말=카파 피트니스 트레이너 우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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