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특별기고]"관절염은 노인병" 인식 잘못

  • 입력 2002년 4월 28일 17시 32분


대한정형외과학회와 동아일보사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관절염의 날 선포’와 ‘의사와 함께 걸으며 상담하세요’ 행사를 가졌다.

400여명의 의사와 3000여명의 환자가 화기애애하게 상담하며 걷는 모습은 장관을 이루며 2시간 이상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의사들은 환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면서 뿌듯함도 느꼈지만 관절염 환자에 대한 의무감을 더욱 절실히 맘속에 새겼다.

관절염에 대한 잘못된 의학 상식 중의 하나가 관절염이 노인에게만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X선 사진을 보면 55세 이상 인구의 75%, 75세 이상의 거의 대부분이 관절염으로 나타날 만큼 노인들에게 고질적인 질병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젊은이들에게도 관절염 증세가 흔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28일 행사에서도 젊은 참가자들이 많았다.

관절염은 여러 종류가 있다.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스 관절염이 가장 일반적이고 그 중에서도 퇴행성이 가장 많다. 젊은이들도 외상으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노화로 일어나는 관절염은 예방이 힘든 반면 외상으로 인한 관절염은 평소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다.

외상의 대부분은 운동할 때 생긴다. 예방을 위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충분한 준비 운동이다. 또 욕심을 내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운동을 마무리하는 것이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운동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의 몸, 특히 관절은 급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몸에 좋다고 급하게 운동량을 늘리기 보다는 서서히 운동량을 증가시켜 관절이 손상받지 않도록 해야겠다.

요즘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어서 산행을 많이 하는데 무리한 등산도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산은 경사가 있고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돌을 계속 밟아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올라갈 때 보다 산에서 내려올 때 발목이나 무릎 관절에 충격이 안 가게끔 속도를 줄여가며 천천히 내려와야 관절염을 막을 수 있다.

건강을 위해 헬스클럽에서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경우 본인의 나이와 체력에 맞게 적당한 수준에서 시작해 운동량을 점차 늘려가야 한다.

특히 운동화도 무릎과 발목 관절에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으로 골라 신어 특히 관절 연골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운동할 때 뿐만 아니라 장기간의 운전이나 오랫동안 서서 하는 일도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오랫동안 앉아서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일정한 시간 마다 가벼운 스트레칭 같은 체조를 하면 허리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관절염이 발병했다면 조기에 진찰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운동할 때나 운동 후에 관절에 통증을 느낀다든지, 평소에 잘 움직이던 관절이 뻣뻣하거나 잘 움직이지 않는다든지, 관절이 이유없이 붓거나, 관절을 만져서 통증이 느껴지면 일단 관절염 발병을 의심해 보고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다른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관절염을 초기에 발견한 뒤 약물치료, 물리치료나 보조 기구 사용 등의 치료를 한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병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강응식(대한정형외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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