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기초학문 분야 연구비지원기관인 학술진흥재단은 올해 연구비 지원액을 1000억원 증액하고 지난달 22일부터 9일까지 연구비 신청을 온라인으로 받고 있다. 그러나 재단은 증액한 1000억원 가운데 900억원을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할당하고 물리 화학 수학 지구과학 의약학 등 기초 과학 분야에는 100억원만 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술진흥재단의 어문 인문 사회과학 분야 연구비 지원액은 98년 174억원, 2001년 299억원으로 늘었는데 올해 무려 900억원이 증액돼 인문과학 분야 박사의 몸값이 갑자기 치솟는 등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학술진흥재단의 기초과학 분야 지원액은 98년 596억원에서 2001년에는 416억원으로 줄었고 이번에도 증액한 액수가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10%에 불과했다.
올해 재단의 인문사회과학 분야 연구비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지난해 인문과학 분야 학회장들이 대통령을 면담해 ‘인문학의 위기’를 토로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 학회장들은 “아무리 인문과학 분야에서 따낸 돈이라 하더라도 9대 1로 지원 비율을 결정한 것은 너무 심하다”며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