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7개 연구원장 공모 말뿐?…정부 특정후보 내정설

  • 입력 2002년 5월 7일 17시 39분


기초, 공공, 산업기술연구회가 10일부터 15일 사이에 공개모집 방식으로 과학기술 분야 7개 연구원장을 선출할 계획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내정설이 나도는 등 공개모집 방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7개 연구원 원장의 공개 모집 평균 경쟁률은 5.5대 1에 달했으나 최근 1차 심사를 거쳐 연구원 별로 2∼3명의 후보로 압축됐다.

기초기술연구회 산하의 생명공학연구원은 복성해 현원장과양규환 과학기술원 교수, 원내 이대실 박사로 좁혀졌다. 과학기술연구원은 권오관, 김영하 박사, 박호군 현원장이 모두 연구원 소속이다.

천문연구원은 김두환 아주대 교수, 원내 박석재, 조세형 박사가 경합 중이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김안치 부산대 교수, 이정순 현원장으로 좁혀졌다.

산업기술연구회 산하의 화학연구원은 김충섭 현원장,원내 이재도, 조광연 박사가 경합 중이고, 전기연구원은 권영한 현원장, 원내 김용주, 오태규 박사로 좁혀졌다. 공공기술연구회 산하 해양연구원은 김정만, 변상경, 염기대 박사가 모두 연구원 소속이다.

하지만 이미 정부가 특정 후보를 밀기로 했다는 얘기가 떠도는 등 연구회의 설립 취지인 ‘연구회 중심의 자율적 출연연구소 운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의 경우 복성해 원장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던 여성 과학자 나도선 울산의대 교수가 1차 심사에서 탈락해 버렸다.

지난해 정부는 정부출연연구원 육성법을 개정하면서 42개 정부 출연연구원을 관리하는 5개 연구회의 이사를 정부 5명(차관급), 민간인 10명에서, 정부 5명, 민간인 7명으로 줄인 바 있어 정부 관료의 입김이 훨씬 강화된 상태다. 그 뒤 KDI 원장, 생산기술연구원장에 모두 관료 출신이 임명됐다.

기초기술연구회 이사를 지냈던 서울대 김상종 교수(미생물학)는 “민간인 이사의 표는 분산되는 반면 정부 이사들은 미리 의견을 조율하기 때문에 참신한 외부 인사가 후보가 선출될 수 없는 구조”라며 “연구회의 정부 이사의 숫자를 줄여 민간 이사를 늘리고, 민간 이사를 국회나 시민단체, 학회가 추천토록하는 등 이사 선임 절차를 투명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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