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박홍근(朴弘根·34·화학과) 교수와 코넬대 박지웅씨(28·박사과정) 등은 금속 분자 하나만으로 이뤄진 ‘나노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영국의 과학학술지인 ‘네이처’ 13일자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박 교수팀은 금으로 된 2개의 전극 사이에 바나듐 원자 2개로 이뤄진 분자를 배치해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 또 박지웅씨가 소속된 코넬대 대니얼 랠프 교수팀은 바나듐 대신 코발트 원자를 사용해 비슷한 크기의 단분자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전극 사이는 머리카락 5만분의 1 굵기인 2㎚(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에 불과하다. 두 팀은 전극 사이의 전류 흐름을 자유롭게 통제해 단분자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네이처지는 이 연구에 대해 “원자 하나가 트랜지스터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당장 단분자 트랜지스터를 실용화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나노 크기의 전자소자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나와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99년 32세의 나이로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됐다.
박 교수는 2000년 박지웅씨와 함께 축구공처럼 생긴 탄소 플러렌 분자를 이용한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