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준비안된 '주말 키커' 부상 무방비

  • 입력 2002년 6월 16일 21시 13분


월드컵 열풍이 불면서 축구를 직접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업체에서는 회식 전 직원끼리 축구를 하는 것이 유행이고 축구 동호회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가입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아파트 광장이나 골목 어귀에서는 4, 5세 아이들까지 아칫아칫 공을 차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축구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조기축구회나 축구 동호회에 가입해 직접 축구를 하는 사람은 20여만명.

서울 송파구 여성 축구단, 울산의 캥거루 여성 축구단, 강원 강릉시 상록 여성 축구단 등 여성 아마추어 축구팀도 잇따라 생겨 현재 50개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 동호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축구는 온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는 운동이다. 직업 선수는 6∼10㎞를 뛰고 아마추어도 3, 4㎞는 족히 뛰어야 한다.

심폐기능 근력 유연성 균형감각 등을 골고루 길러주며 협동심 순발력까지 생기게 한다. 하체와 허리 힘을 길러줘 남성의 성기능 향상에도 그만이다.

그러나 축구는 자칫하면 부상으로 이어진다. 부상은 직업 선수와 아마추어의 유형이 다르다. 최근 축구에 관련한 의학서 ‘축구의학’을 펴낸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경태 박사의 도움말로 아마추어 선수가 부상 없이 축구를 즐기는 법을 알아본다.

▽준비해야 할 것〓축구화는 캥거루 가죽 소재를 최상으로 치지만 아마추어는 소가죽도 무난하다.

축구화는 포지션에 따라 바닥에 박힌 징의 수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수비수는 6개 정도, 공격수는 13개 정도를 신는데 징의 수가 적을수록 급정지하는데 좋으며 많을수록 넘어지지 않는다. 아마추어는 징이 20개 이상인 것이 좋다.

축구화는 세계적으로 디아도라 아디다스 등이 유명하지만 국산인 키카도 세계 시장에서 최상급으로 통한다.

어른들은 둘레 68∼70㎝의 보통 공을 사용하면 되지만 아이들은 반드시 이보다 작은 ‘어린이용’을 써야 한다. 아이들이 큰 공으로 축구하면 헤딩할 때 뇌가 손상될 수 있으며 각종 힘줄과 근육을 다칠 위험도 크다.

또 어른들은 축구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최소 1, 2주 동안 달리기나 근력운동을 해서 기초 체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40대 이상이나 운동을 하지 않았던 주부가 곧바로 운동장에 나가서 10분 정도 준비운동만 하고 축구를 하면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다치기 쉽다.

▽부상 예방을 위해서〓직업 축구 선수는 발목 무릎 넓적다리 얼굴 어깨 순으로 다치지만 아마추어는 무릎 발목 허리 넓적다리 순으로 다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경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이 필수다. 주말에 주로 운동하는 사람은 평일에 3일 정도는 달리기나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승부욕 때문에 무리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 건강에 좋다.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조기축구회에서는 중고교 축구 코치나 구청에서 운영하는 축구교실 강사를 섭외해서 기본기를 익혀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직업 선수들이 경기하는 곳보다 좁은 운동장에서 짧은 시간 운동해야 한다.

회식 전에 축구할 때엔 전후반 각 20분 정도가 무난하고 축구동호회도 각 4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요즘처럼 무더위에는 경기 전과 도중에 틈틈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인체에 수분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다치기 쉽고 심할 경우 탈진해서 병원에 실려갈 수도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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