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대형전광판의 요술

  • 입력 2002년 6월 18일 18시 17분


월드컵 한국전이 열리는 날이면 곳곳에서 길거리 응원이 뜨겁다.

만일 ‘대형 전광판’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길거리 응원이 지금처럼 열광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 화면을 보며 축구를 즐기게 되면서 길거리 응원의 싹이 텄다.

월드컵 경기장의 전광판을 비롯해 시청 앞 전광판 등 최근 만들어진 전광판은 발광다이오드(LED)라는 발광 소자를 이용한다. LED는 백열전구, 형광등 등 기존 발광 장치보다 열이 덜 나고 전기 소모량이 작아 훨씬 오래 쓸 수 있다.

백열 전등과 비교하면 5∼10배나 오래 쓸 수 있다. 또 켜고 끄는 동작이 빨라 동영상을 보여주는 데 유리하다.

LED는 일종의 반도체다. 전기가 흐르면 반도체 안에서 자유전자가 이동한다. 이 전자가 전공(전자 구멍)과 결합해 전기에너지를 잃고, 잃어버린 에너지가 빛으로 변한다. LED는 반도체의 성분에 따라 빨강 녹색 파랑 LED가 만들어진다. 빛의 3원색인 세가지 LED를 적절하게 조합하면 우리가 보는 멋진 화면이 나온다.

서울 상암동월드컵경기장의 LED는 34만 화소로 구성돼 있다. 한 화소 안에 빨강 3, 녹색 2, 파랑 2개 등 7개의 LED가 들어 있다. 모두 238만개의 LED가 전광판에 있는 것이다.

대형 전광판의 효시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사옥에 걸린 전광판이다. 동아일보 전광판은 형광등, 조선일보 전광판은 TV브라운관(CRT) 기술과 비슷하다.

동아일보 전광판은 형광등처럼 특수 가스에 전자가 부딪쳐 빛이 나고, 조선일보 전광판은 작은 TV들을 연결해 대형 전광판을 만든 것이다.

LED는 웬만한 사람이면 하나씩 갖고 있다. 바로 휴대전화다. 휴대전화의 폴더를 열면 단추가 반짝이는데 이 불빛이 LED에서 나온다. 휴대전화 화면을 볼 수 있는 것도 뒤에서 LED가 빛을 비추기 때문이다.

자동차 계기판, 지하철역이나 버스의 안내방송 시스템에도 LED가 많이 쓰인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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