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로밍서비스 날개 달았다

  • 입력 2002년 6월 19일 18시 01분


“헬로, 서(Hello, sir·안녕하세요). 메이 아이 헬프 유(May I help you·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인천 영종도 공항 1층 SK텔레콤 로밍센터에 근무하는 김지은씨(29·여)는 하루를 이렇게 시작한다.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하루 80명 가량 이 로밍센터를 찾았는데 월드컵 시작 이후 130명까지 늘어났어요.” 물론 자동로밍을 해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고 외국으로 가는 한국인들도 최근 17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고객이 늘자 SK텔레콤은 공항에 임시 로밍센터를 짓고 임시 직원을 새로 채용하기도 했다.

김씨는 수많은 외국인들을 만나다보니 정보기술(IT)의 흐름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예전에는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라고 하면 한국에서 통용되는 휴대전화와 번호를 빌려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신의 번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쓰는 사람이 많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가운데 최근에는 ‘가입자 정보모듈(SIM)카드’를 가져와 단말기만 빌려서 쓰는 사람들이 많아요. 주로 유럽 방식(GSM)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들인데 SIM 카드만 지니고있으면 세계가 자신의 안방이잖아요?”

SIM 카드란 GSM 단말기에 내장되는 메모리카드다. 전화번호 등 가입자 정보를 기록해두기 때문에 국제로밍용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단말기에 이 카드를 끼우면 기술방식이나 주파수에 관계없이 한국에서도 자신의 전화번호를 쓸 수 있는 것. SK텔레콤은 중국 스페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독일 브라질 폴란드 스웨덴 등 32개국의 이동전화 회사와 제휴해 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KTF와 LG텔레콤도 중국 등 세계 30여개국과 SIM 카드 방식 국제로밍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최근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인들도 많다. 유럽으로 출국하는 사람들은 SIM카드를 빌려서 나갔다가 귀국할 때 다시 SIM카드를 반납하고, 미국이나 중국으로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동로밍 서비스를 이용한다.

“자동로밍이나 SIM카드 방식 로밍은 서비스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됐는데도 인기가 높아요. 그런데 해외에서 통화요금 매기는 방식은 한국과 달라서 받는 사람도 통화료를 내야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하죠. 114번을 눌러서 자동로밍 안내방송을 요청할 경우 불필요한 전화를 안 받고 발신용으로 주로 이용할 수 있어 요금이 절약됩니다.”

자동로밍 대상국은 CDMA 방식으로 800㎒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미국 캐나다 중국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 SK텔레콤은 연말까지 타이 브라질 멕시코 페루 이스라엘 괌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늘릴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삼성에서 내놓은 전용 휴대전화를 이용해야 SK텔레콤과 KTF 모두 자동로밍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자동로밍을 이용하려면 출국 전에 로밍센터에서 주파수 채널변경(NAM 세팅)을 받으면 된다. 두 번 째 출국부터는 NAM 번호만 자신이 선택해주면 된다. 공항에 오기전 대리점에서 조작해도 된다.

“미국 안에서 통화하면 분당 585원, 미국에서 한국으로는 분당 1735원입니다. KT(옛 한국통신)의 전화카드를 사서 이용할 경우 한국으로 걸 때 1분에 800원 가량 드는 것에 비하면 두 배의 비용이지만 수시로 본사와 연락해야 하는 비즈니스맨에게는 자동로밍 휴대전화는 필수죠.”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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