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국제금호과학상에 英발콤박사…‘유전자 침묵’ 현상 발견

  • 입력 2002년 6월 20일 18시 27분


‘식물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금호국제과학상의 3회 수상자로 ‘유전자 침묵’ 현상을 발견한 데이비드 발콤 박사(영국 세인즈베리연구소장)가 선정돼 21일 저녁 서울 힐튼호텔에서 수상식을 갖는다.

금호문화재단(이사장 박성용)은 국제분자식물학회에 선정을 의뢰해 식물분자생물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과학자에게 매년 3만달러의 상금을 주고 있다.

유전자 침묵(gene silencing)은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생물이 ‘총알’ 같은 작은 RNA 분자를 내보내 바이러스의 RNA를 분해함으로써 유전자가 기능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생물이 외래 유전자를 무력화시켜 자신의 유전자를 보호하게 한다. 발콤 박사는 1980년대 중반부터 식물의 바이러스 저항성에 관한 연구를 해오다가 90년대 중반 식물에서 이 현상을 발견했다.

발콤 박사는 “유전자 침묵 방법을 사용하면 바이러스 저항성 식물이나 쉽게 무르지 않는 과일도 만들 수 있어 이미 파파야와 토마토는 상품화된 상태이다”고 말했다.

발콤 박사는 “모든 동식물이 유전자 침묵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것을 볼 때 지구상의 생물은 생명 탄생 초기 단계부터 이 방어 메커니즘을 진화시켜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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