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여름 피로, 알아야 이긴다

  • 입력 2002년 7월 7일 17시 19분


사진 : 원대연기자
사진 : 원대연기자
《‘피곤하다, 나른하다, 기력이 떨어진다, 원기가 부족하다, 무기력하다, 의욕이 없다, 지친다, 몸이 축 처진다….’ 여름에 지친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날씨에는 특별한 병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피로해진다. 이는 날씨의 변화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스트레스 반응. 어떻게 하면 무더운 여름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까.》

▽여름에 피곤한 이유〓외부의 기온이 바뀌더라도 몸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는 조절기능을 가지고 있다. 더위에 적응하기 위해 심장 등 신체의 각 기관은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되고 그만큼 쉽게 피로해진다. 여름철에 땀이 많이 나는 것도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한 몸의 반응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자율신경계가 흥분상태에 놓이게 돼 깊은 잠을 자기 어렵게 되고 다음날 피로로 이어진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등 스트레스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날씨에 따른 피로감은 대부분 2∼3주 정도면 적응한다. 그러나 피로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교수는 “피로는 날씨 이외에 신체 질환과 정신 질환, 사회적 스트레스 등 원인이 100가지 이상”이라며 “피로가 심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피로가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다른 일을 하기 어려워지거나 △기침과 몸무게 감소, 어지럼증 등의 동반 증상이 생기거나 △한 달 이내라도 극심한 피로에 시달릴 때는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는게 좋다는 것.

▽피로를 예방하려면〓피로 예방법의 으뜸은 충분한 휴식. 특히 숙면만큼 중요한 휴식도 없다. 날이 더울 때는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잠자리에 들면 피로 회복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단 생활 리듬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늦게 일어나는 것보다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30분 정도 낮잠을 즐기는 것도 아이디어. 1시간 이상 낮잠을 자면 오히려 밤잠을 설칠 수 있다.

피곤할수록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게 혈액 순환과 기력 회복에 좋다. 단, 다음날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운동하고, 걷기나 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30분씩, 일주일에 3, 4번 한다.

아침에 40도 안팎의 따끈한 물에서 5분 정도 목욕하는 것도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피로 예방에 좋다. 너무 뜨거운 물에서 오랜 시간 목욕하면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정도언 교수는 “평소 복식 호흡법을 익혀두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복식 호흡은 가슴이 아닌 배를 이용한 호흡법. 숨을 내쉴 때 배가 움직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약간 벌린 입술 사이로 천천히 내쉰다.

▽여름철 보양식〓찜통같은 더위가 계속되면 땀을 통해 체내 비타민 B와 C, 미네랄 등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몸밖으로 빠져나가 부족해지기 쉽다. 틈틈이 과일이나 야채를 먹어 이같은 성분을 보충해준다.

더울 때는 우리몸의 에너지 소비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고단백 음식이 여름 보양식으로 많이 추천된다. 특히 장어와 삼계탕, 오리구이는 대표적인 여름 영양식.

한방에서는 향유차와 오미자차를 더위를 이기는 한방차로 추천한다. 한약재인 향유 20g을 물 1ℓ에 넣고 끓인 뒤 수시로 마시거나 오미자를 물에 담가 우려낸 뒤 끓였다가 식혀두고 갈증이 날 때 마신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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