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일사병…장시간 땡볕쬐며 운동땐 '어질어질'

  • 입력 2002년 7월 7일 17시 30분


뜨거운 땡볕 아래 오래 서 있다보면 갑자기 어지러워지면서 눈 앞이 캄캄해진다.

보통 이런 현상을 ‘일사병’이라고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열실신(heat syncope)’에 해당된다. 최근 폐막한 월드컵 대회에서 ‘태극 전사’를 응원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왔던 ‘붉은 악마’ 중에도 이런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은 사례가 많았다. 열실신이란 몸이 갑자기 뜨거운 기온에 노출되면 말초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이 다리쪽으로 몰려 나타나는 증상.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실신하게 된다.

이때는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 바로 회복되는데 다리 쪽을 높게 해서 누워 있으면 좋다.

진짜 일사병은 흔하지 않은 질환으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숨지는 경우도 있다. 더위로 인한 질환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다. ‘열사병’이라고도 부른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심한 육체노동을 하면 인체의 체온조절기능에 장애가 생겨 체온이 40도까지 상승해도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마르고 뜨거워진다. 정신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얼음물이나 알코올로 환자의 피부를 식혀 체온을 빨리 39도 아래로 떨어뜨리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열사병과 유사한 증상으로 ‘열탈진’이 있다. 열사병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체온이 39도를 넘지는 않는다. 흔히 ‘더위 먹었다’고 하는 상태다.

또 여름철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수분과 염분이 소실돼 근육에 경련이 생기는 ‘열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축구나 마라톤 등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 잘 생긴다. 운동 전에 미리 염분과 포도당이 든 음료를 충분히 섭취하고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고온과 관련된 질병은 모두 예방이 가능하다. 열에 약한 노인과 어린이는 기온이 높을 때 오래 나가 있지 않도록 하고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와 운동으로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게 최선의 길이다.

(도움말〓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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