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감광렌즈

  • 입력 2002년 7월 21일 18시 03분


감광렌즈는 실내에서는 투명하지만(위), 야외에서는 선글라스처럼 짙은 색깔로 변한다. /동아사이언스 자료사진
감광렌즈는 실내에서는 투명하지만(위), 야외에서는 선글라스처럼 짙은 색깔로 변한다. /동아사이언스 자료사진
거리에 선글라스를 쓴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선글라스를 이용하면 강렬한 여름 햇빛도 막고, 패션 감각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안경을 낀 사람들은 선글라스를 따로 쓰기가 불편하다.

실내에서는 투명하게, 바깥에서는 선글라스가 되는 안경은 없을까. 몇 년 전부터 이런 안경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안경에는 ‘감광렌즈’라는 특수 렌즈가 사용된다. 감광렌즈가 실외에서 색깔이 변하는 것은 햇빛 속에 있는 자외선 때문이다.

감광렌즈 안에는 자외선과 반응하는 특수한 물질이 들어 있다. 많이 사용되는 것이 염화은(AgCl)과 염화구리(CuCl) 결정이다.

이온 상태로 결합한 염화은이 햇빛의 자외선과 만나면 반응이 시작된다. 염소 이온(Cl-)이 전자를 내놓고 염소 원자가 된다. 여기서 나온 전자는 은 이온(Ag+)과 만나 은 원자가 된다. 전자를 주고받는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염소나 은이 이온 상태에 있으면 물에 소금이 녹아 있는 것처럼 렌즈가 투명하지만 각각 원자가 되면 용액에 불순물이 생긴 것처럼 렌즈가 어둡게 된다.

햇빛이 사라지면 왜 렌즈가 다시 투명해질까. 햇빛의 자외선이 없어지면 염소와 은 원자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염소 원자는 구리 이온과 반응해 다시 염소 이온이 된다. 은 원자도 구리 이온과 반응해 다시 은 이온이 된다. 염소와 은 원자가 다시 이온이 되면서 렌즈가 투명해지는 것이다.

감광렌즈는 자외선이 없으면 빛의 투과율이 90%에 이르지만, 자외선이 비춰 불투명해지면 빛은 20% 정도만 통과된다.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 충분히 선글라스로 쓸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감광렌즈 안경을 자동차 안에서 쓰면 햇빛이 비춰도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자외선이 자동차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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