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적어도 8월초까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계속되고 밤에는 열대야(熱帶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보했다.
열대야는 하루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는 것으로 낮에 달구어진 지표면의 열기가 대기중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일어난다.
열대야에서는 인체의 중추신경계가 흥분해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주 깨며 이 때문에 다음날에 졸리고 피로한 ‘수면지연증후군’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에어컨에 의지하다보면 냉방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열대야 속에서 쾌적하게 잠자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실내온도는 몇 도?〓수면의학자들은 섭씨 18∼20도가 최적 수면온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름에 에어컨의 온도를 여기에 맞추면 추워서 잠들 수 없으며 전력 소비도 만만치 않다.
이 온도는 사계절의 수면 적정온도를 평균한 것이고 실제로 인체는 여름 온도에 적응하므로 낮에는 27도, 밤에는 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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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은 1시간 이상 가동하면 실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가서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1시간 이하로 켜놓는 것이 좋다. 창문을 약간 열어 놓거나 실내에 수분 방출이 많은 벤자민 고무나무 등의 화분을 갖다놓으면 습기 조절에 도움이 된다.
한편 선풍기는 바람을 직접 쐬면 두통 체온저하 질식 등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벽쪽을 향하게 해서 1, 2시간만 틀어 놓는 것이 좋다.
▽수면을 위한 준비〓무더운 밤이면 한강 둔치를 비롯해 전국의 둔치나 공원에 사람들이 몰린다.
취침 1시간 전까지 바깥에서 더위를 식히며 산책하는 것은 괜찮지만 취침 직전까지 야외에 머물면서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
또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볍게 운동하는 것은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자기 직전의 무리한 운동은 되레 잠을 방해한다.
여름밤 부부관계도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괜찮다. 성관계 뒤에는 심신이 이완되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에는 온몸의 대사능력이 떨어기 쉬우므로 다음날 아침 깨어나서 피로를 느낄 정도로 자주 성관계를 갖는 것은 좋지 않다.
▽목욕도 요령〓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는 것도 숙면에 좋다. 그러나 찬물로 목욕하면 체온이 더 올라갈 수 있어 열대야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샤워를 하면서 따뜻한 물줄기로 어깨와 목덜미 등을 자극하면 피로 회복에 특히 좋다.
아침에 일어나 냉온욕을 하면 그날 무더위를 이기는데에도 좋고 밤에 잠도 잘온다. 냉온욕은 14∼18도의 냉탕과 41∼43도의 온탕에 1분씩 6∼8차례 번갈아가며 목욕하는 것. 냉탕에서 시작해서 냉탕에서 끝내며, 집에서는 냉탕을 별도로 이용할 수 없다면 샤워기를 이용하면 된다.
몸이 허약한 사람은 심신이 무리할 수 있으므로 각탕욕(脚湯浴)을 하도록 한다. 이는 40도의 물에 무릎 아래를 5분 정도 담근 다음 16도의 물에 다시 5분 담그는 것을 4, 5회 되풀이하는 것을 말한다.
▽숙면을 위한 준비 운동〓무릎 아래에 쿠션을 대고 양 다리를 쭉 뻗고 앉은 뒤, 발가락을 몸쪽으로 꺽어 10초 동안 힘을 줬다가 빼는 반복운동도 숙면에 좋다. 발가락을 젖힐 때는 숨을 들이마시고 힘을 뺄 때에는 숨을 내쉬도록 한다.
이때 뒷머리와 목덜미가 만나는 곳 양쪽의 오목하게 파인 곳에 있는 경혈인 ‘안면혈’을 양쪽 엄지로 눌러주고 발가락 끝에서부터 장딴지까지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더욱 잠이 잘 온다. 발바닥 중앙의 움푹 파인 곳인 용천혈을 지긋이 누르는 지압도 효과적이다.
(도움말〓을지대병원 정신과 유제춘 교수, 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만도공조 위니아연구소 최연근 선임연구원)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