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서울대 의대에 '배아줄기세포주' 은행 설립

  • 입력 2002년 8월 18일 17시 40분


박세필 박사가 만들어 미국 국립보건원에 등록한 배아줄기세포주. 사진제공 마리아바이오텍
박세필 박사가 만들어 미국 국립보건원에 등록한 배아줄기세포주. 사진제공 마리아바이오텍
최근 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국가 차원의 ‘배아줄기세포주은행’이 설립된다.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단장 문신용 서울의대 교수)은 배아줄기세포의 체계적 연구를 위해 국내 연구자들에게 배아줄기세포주를 공급해줄 은행을 설립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은행은 서울대 의대 임상의학연구원 내에 설치될 예정이다.

세포주란 몇 차례 분열하면 죽는 보통의 세포와 달리 특수 처리해 영원히 분열하도록 만든 세포를 말한다.

배아줄기세포주은행은 수정 후 4∼5일 정도 된 포배기 단계의 배아에서 분화 직전의 내부세포 덩어리를 떼어내 분화를 강제로 멈춘 상태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필요로 하는 연구자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이 세포주를 특수한 조건에서 배양하면 인체의 조직과 장기로 분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 이를 이식할 경우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업단은 앞으로 10년 간 150억∼200억원의 연구비를 세포주은행에 투입해 우선 1단계로 3년 내에 30종의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보한 뒤 이후 매년 10개의 배아줄기세포주를 새로 발굴해 모두 100종의 세포주를 확보할 계획이다.

줄기세포주는 만들기가 매우 까다로워 국내에서 마리아병원 박세필 박사팀과 차병원 정형민 박사팀,미즈메디병원 윤현수 박사팀, 서울대 문신용 교수팀 등이 모두20여개의배아줄기세포주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9일자 미국의 과학권위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세포주은행에 등록된 6개국 78개의 세포주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6개 세포주(3개기관) 가운데 마리아병원(3개)과 서울대(1개)에서 등록한 4개만 연구에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교수는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활성활될 수 있도록 원가만 받고 값싸게 국내 생명과학자들과 의사들에게 세포주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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