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학자들은 언어와 관련된 FOXP2 라는 유전자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말하기와 문법에 심각한 장애가 생긴다.
독일 라이프치히 소재 막스플랑크 진화유전학연구소 스반테 파보 박사팀은 인간의 FOXP2 유전자를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레서스 원숭이, 쥐의 같은 유전자와 비교했다. 그 결과 사람의 FOXP2 유전자는 다른 동물에 비해 두개의 부분에 중요한 변이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과학잡지 ‘네이처’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변이는 말할 때 입과 성대를 부드럽게 놀릴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영향을 주었고, 이에 따라 언어가 발달했을지 모른다고 연구팀의 볼프강 에나르드는 말했다.
언어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인 프린스턴고등연구소 마틴 노왁은 “놀라운 연구결과”라며 “인간 언어의 유전학적 기초가 이제 밝혀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언어는 사람에게 고유하다. 침팬지는 훈련을 통해 몇 개의 말을 배울 수 있지만, 얼굴 근육을 잘 움직일 수 없어 극히 제한된 단어만 발음할 수 있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대량의 정보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할 수 있었다.
에나르드는 여러 인종의 유전자를 분석해본 결과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면서 지난 20만년 동안 언어가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부학적으로 볼 때 이는 현생 인류가 출현한 시기와도 일치한다는 것.
연구자들은 FOXP2 유전자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지만, 다른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두 개의 변이를 제외하면 인간과 다른 동물의 FOXP2는 거의 똑같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