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향기약초로 둥지 만드는 새 발견

  • 입력 2002년 9월 3일 18시 22분


향기나는 약초로 둥지를 만드는 새가 발견됐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자케 블론델(기능과 진화 생태학 센터) 박사팀은 20년동안 코르시카 무로 계곡에 사는 파란 깨새를 관찰한 결과 이 새들이 둥지를 만들 때 약초를 이용한다고 ‘에콜로지 레터스’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계곡에는 약 250종의 식물이 살고 있었으며, 이 새가 주로 사용하는 약초는 라벤다, 에델바이스, 박하, 가새풀과 목향류 등이었다.

연구팀이 둥지에서 이들 약초를 제거하자 새들은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다시 그 약초들을 찾아 나섰다. 심지어 어미새는 200∼300m나 떨어진 먼 곳으로 약초를 찾아 떠나기도 했다. 이같은 행동은 새끼가 가장 많이 크는 시기인 부화후 6일에서 3주 사이에 가장 잘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이 둥지에서 뽑아낸 약초를 봉투에 담아 둥지 아래에 놓았을 때에는 어미새가 약초들을 다시 찾지 않아 약초 냄새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블론델 박사는 “어미새가 벌레나 기생충, 세균에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약초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는 후각이 매우 약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번 실험으로 일부 새들은 포유동물처럼 후각을 잘 이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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