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황사는 중국 서북부 고비 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 내몽고 지역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만주 지역에서도 황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것으로 이번 학회에서 지적됐다. 김 교수팀은 2001년 봄부터 국내외 12개국 100여명의 과학자들과 인공위성이 찍은 대기 흐름 사진과 황사 성분 등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 |
커얼친 사막에서 불어온 황사는 지난해 봄 세 차례의 대형 황사 중 마지막인 4월 25일에 발생한 황사였다. 이곳은 모래와 흙 그리고 돌로 이루어진 황무지로 남한의 절반 만한 크기다. 이곳은 신의주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서울과 신의주 사이 거리만큼 떨어져 있으며, 고구려 전성기 때 고구려 영토에 포함돼 ‘옛 우리땅’이기도 하다. 전북대 이강원 교수(지리학과)는 “이 지역은 1950년대 이전만 해도 아름다운 초원 지대였으나 중국 정부가 80년대까지 대규모 개간을 하면서 초원이 파괴돼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발생한 황사는 신의주-서울-제주 방향으로 남하하면서 한반도를 강타했다. 정확한 분석은 끝나지 않았지만 올해도 이곳의 황사가 한반도에 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동북아시아에서는 봄에 주로 편서풍 또는 북서풍이 불어 중국 북서쪽에서 발생한 황사가 한반도에 왔지만, 만주 지역의 황사가 커진데다 최근 북풍에 가까운 북서풍이 자주 불면서 이곳의 황사가 한반도에 몰아친 것이다. 특히 김 교수는 “이 황사는 규모는 다소 작았지만 발암물질인 검댕이 등 여러 오염 물질의 농도가 다른 지역의 황사보다 2배나 높았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곳의 황사가 중국에서 가장 큰 중공업 지대인 심양 지역을 거쳐오는 데다 한반도와 매우 가까워 오염 물질이 많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원 교수는 “커얼친 사막은 베이징 등 대도시와 매우 가까워 중국 정부도 방풍림을 심는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으나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곳의 황사가 더 커지기 전에 한국 정부도 중국과 협력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