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3세대 휴대전화 시장을 둘러싼 휴대전화 칩 제조업체들의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일본에 이어 미국, 중국 등의 휴대전화 업체들이 3세대 휴대전화인 IMT-2000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칩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비동기 진영인 유럽의 서비스업체들이 2.5세대 서비스(GPRS)를 잇따라 시작하면서 동기식 일변도의 3세대 칩 개발경쟁이 비동기식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퀄컴은 동기식 IMT-2000 상용화 지역이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 미국 등으로 확대되면서 3세대 휴대전화 칩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퀄컴은 최대 전송속도 2.4Mbps의 EV-DO칩인 MSM 5500을 선보인데 이어 한국과 일본의 비동기식 IMT-2000 업체들을 겨냥해 비동기식 3세대 칩인 MSM 6200도 내놓았다.
모토로라, 노키아, 에릭슨, NEC 등 비동기 휴대전화 칩업체들의 개발 경쟁은 3세대와 2세대 서비스를 동시에 쓸 수 있는 듀얼모드 칩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비동기식 IMT-2000의 경우 상용화되더라도 전국적으로 망이 깔릴 때까지는 기존 2세대 서비스와 혼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본 히타치는 최근 화상통화 및 초고속 전송기능의 'SH7300'을 개발, 11월부터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여 고화질 화상통화가 가능한 제품이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최근 GPRS와 비동기식 IMT-2000에 모두 쓸 수 있는 2·3세대 겸용 듀얼모드칩과 단말기를 선보였다. 국내 벤처기업 이오넥스(www.eonex.com)는 비동기 및 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용 듀얼모드 모뎀 칩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 3세대 칩 개발 경쟁에 가세했다.
이오넥스 전성환(全星桓) 사장은 "휴대전화의 대중화로 휴대전화 칩 시장이 PC용 중앙처리장치(CPU)나 메모리반도체 시장 이상의 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 말을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듀얼모드 3세대칩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