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육 타조는 사람을 사랑한다?

  • 입력 2002년 10월 6일 17시 29분


하버드대의 유서깊은 샌더스홀에서 Ig노벨상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하버드대의 유서깊은 샌더스홀에서 Ig노벨상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바람둥이 타조의 불임 원인을 연구한 과학자와 남성 고환의 비대칭을 밝혀낸 과학자 등이 올해 Ig노벨상을 받았다.

Ig노벨 생물학상을 수상한 영국 세인트 앤드류대 찰스 팩스톤 박사팀은 가축농가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왜 이들이 새끼를 낳지 못하는지 연구해 영국가금과학회지에 ‘사육하는 타조의 인간에 대한 구애 행동’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과학자나 농민에게 모두 힘겨운 것이었다. 팩스톤 박사는 “타조는 매우 크고 자꾸 사람에게 올라 타려해 위협적이었다”며 “대부분의 타조들은 어려서부터 사람에게 길러져 짝짓기 할 상대를 사람으로 오인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타조농가가 망해버리는 바람에 연구는 중단돼 버리고 말았다.

런던대학 크리스 맥마너스는 남성과 나체상의 고환에 나타난 비대칭을 연구해 과학권위지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한 업적으로 Ig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이탈리아로 휴가를 갔을 때 18세기의 예술 역사가가 고대의 남성 나체상들을 관찰하고 왼쪽 고환이 실제 사람도 그런 것처럼 크게 조각했다고 주장한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실제로 그런지 확인하기 위해 107명의 고환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사람은 오른쪽이 아니라 오히려 왼쪽 고환이 크다는 것을 알아냈다.

인도의 케랄라 농업대 카노스 스리쿠마 박사는 인도 코끼리의 전체 표면적을 계산한 논문으로 수학상을 받았다. 그는 코끼리의 일부분만 갖고 표면적을 구하는 방정식을 만들어 논문 발표 당시에도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노벨 평화상은 개가 짖는 것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전자장치를 개발한 일본 기술자가 받았다. 또 독일 뮌헨대 아른트 라이케 박사는 맥주 윗부분의 거품이 지수함수법칙에 따라 사라진다는 것을 밝혀내 물리학상을 받았다.

▼Ig 노벨상이란▼

미국의 유머 과학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가 ‘다시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업적에 대해 매년 주는 상으로, 3일 하버드대 샌더스홀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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