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대덕연구원 68% "자녀 이공계 진출 원하지 않는다"

  • 입력 2002년 10월 6일 17시 29분


한국 최고의 이공계 연구소들이 모여있는 대덕연구단지의 연구원 3명 가운데 2명은 자녀의 이공계 진학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이종걸 의원(민주)은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연구소, 과학재단 등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38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68%가 ‘자녀에게 이공계를 권유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공계 권유 의사가 없다고 밝힌 과학기술자들은 그 이유로 89%가 ‘장래 불안정과 보상 결여’를 들었다.

과학기술자들은 또 자녀가 이공계로 진학하겠다면 50%가 반대한다고 했고, 자녀가 비이공계로 전환하겠다면 69%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자녀에게 어느 직업을 권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16%만 ‘과학기술자’라고 응답해 의사(28%)와 법조인(18%)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계 위기 극복대책 중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소득 개선 52% △노후 보장 25% △연구활동 인센티브나 재충전 프로그램 14% △포상제도 확대 1.3%로 답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대덕의 연구원들은 자녀가 이공계에 진학하겠다고 하면 가슴이 철커덕 주저앉는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소수 과학기술자에 대한 포상제도보다는 대다수 연구원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재충전 프로그램 등의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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