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영향 때문인지 최근 기체조에 관심을 보이는 젊은이가 많아졌다. 기체조는 기공(氣功)의 한 방식이다. 기공과 같은 의미로 생각해도 된다. 기공은 말 그대로 ‘기를 쌓는 것’. 기는 간단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생명활동을 유지시켜 주는 에너지’라고 말할 수 있다.
온 몸에 기운이 충만하려면 기의 통로인 경락이 시원하게 뚫려 기가 잘 통해야 한다. 기체조는 스스로 경락을 청소하고 흐르는 기를 강화하는 것을 돕는다. 일반적인 체조는 육체의 활동이지만 기체조는 육체와 마음, 호흡이 하나가 되는 활동이라는 게 특징.
강남경희한방병원 남상수 교수는 “기체조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특히 논리와 관계되는 왼쪽 뇌를 많이 쓰는 현대인에게 왼쪽 뇌를 쉬게 하고 오른쪽 뇌를 활성화시켜 수면보다 더 깊은 휴식을 준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경섭 원장과 함께 극심한 스트레스로 얼굴에 열이 많이 나는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적외선카메라를 이용해 기체조를 하기 전과 후의 상단전(양미간이나 정수리), 중단전(명치), 하단전(배꼽에서 아래로 약 9㎝ 내려온 부위)의 체온을 쟀다. 주역(周易)에 따르면 인체의 상부는 서늘하고 하부는 따뜻해야 병이 없고 건강한 상태다.
실험 결과 기체조 전 상단전의 평균온도는 32.03도, 하단전은 29.65도로 온도차가 2.38도였으나 기체조 뒤에는 각각 31.1도, 29.7도로 온도차가 1.4도로 줄었다. ‘열 받았을 때’ 기체조가 효과적이라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TV 등에서 기를 이용해 사람이나 사물을 쓰러뜨리는 장면이 많이 방송되면서 기를 수련하는 것이 마치 초능력을 얻기 위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남 교수는 “기체조는 준비물도 필요 없고 언제 어디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순수한 체육활동”이라며 “특이한 능력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체조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고요한 마음상태’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사진의 동작은 시를 수련하는 방법 중 '오행장'이다. 오행장은 오장육부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기체조. 숨을 들이쉴 때는 우주의 맑은 기를 받아들인다고 생각하고 내 쉴때는 몸 속의 나쁜 기를 내뱉는다고 생각한다. 각 동작은 3~9번 실시한다.>>
◁ 간(肝)에 좋은 동작이다. 손바닥을 위로 보이게 해서 하단전 부위에 놓은 다음 숨을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올린다. 그 다음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면서 숨을 내쉬며 손바닥을 바깥쪽으로 해서 앞으로 내민다.
△ 심(心)을 강하게 한다. 처음엔 1번의 동작을 똑같이 하다가 두 손을 앞으로 내밀 때 동시에 몸을 앞으로 내민 발의 반대쪽으로 45도 돌리고 무릎을 굽힌다. 숨을 들이쉬면서 몸을 원래 방향으로 45도 돌리고 앞의 동작을 반복한다.
▷ 비(脾), 즉 비장 위장 췌장에 좋은 동작. 숨을 들이마시면서 한쪽 손을 위로 들고 같은 쪽 다리는 굽혀서 든다. 숨을 내쉬며 들어올린 손으로 바깥쪽을 향해 반원을 그리고 다시 원위치.
◁ 폐(肺)에 도움을 준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한쪽 팔과 같은 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다른 손은 옆에 붙여 활 쏘는 자세를 취한다. 손을 바꾸면서 숨을 내쉰다.
△ 신(腎)을 튼튼하게 한다. 한 발을 내밀고 손등을 위로 해서 숨을 들이마시며 땅을 쓸 듯이 시계방향으로 팔을 돌려준다. 반대쪽으로 하며 숨을 내쉰다.
▷ 내분비계통에 좋은 동작이다. 손을 하단전에 놓고 숨을 들이마시며 위로 올리다가 어깨 높이까지 오면 양손을 합장한다. 그 다음 숨을 내쉬면서 기를 하단전으로 가라앉힌다고 생각하면서 손을 내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