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DVD로 보면 영화가 생생해진다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출시가 올해 매달 300여편 쏟아지면서 극장 개봉 때 볼 수 없었던 장면을 담은 DVD가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 중에는 극장판 영화를 다시 편집하거나 또다른 결말을 DVD에 담아 소장가치를 높인 작품들이 많다.

▽극장판에 없는 새 영상이 풍성〓8일 출시된 월트디즈니의 2번째 플래티넘 DVD시리즈 ‘미녀와 야수’. 여기에는 극장판과 함께 스페셜에디션(특별판)이 첨부돼 있다. 개봉 당시 삭제된 음악 ‘휴먼 어게인(Human Again)’을 2년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특별판으로 처음 공개한다.

‘터미네이터 2 최종판(UE)’ DVD는 극장판에서 볼 수 없었던 해피엔딩 결말은 물론 다른 영상을 중간에 끼워넣어 재편집된 ‘특별판’이 제공된다. 더 흥미로운 것은 특별판 메뉴에서 마치 암호처럼 ‘82997’를 차례로 누르면 또다른 엔딩이 나오는데 할머니가 된 사라 코너가 벤치에 앉아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극장판까지 3가지 영화가 담겨있다.

극장판과 다른 결말을 볼 수 있는 대표적 타이틀로는 ‘스워드 피쉬’와 ‘가십’. ‘스워드피쉬’는 존 트래볼타가 해커를 통해 큰 돈을 은행 전산망에서 훔쳐내지만 결국 해커에 의해 다시 그 돈을 뺏기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DVD에 담긴 다른 엔딩을 보면 트래볼타가 그 돈으로 우익 테러를 벌이는 엔딩 등 2가지의 다른 결말을 볼 수 있다. 미디어의 폐해와 복수극을 예리하게 다룬 영화 ‘가십’도 다른 엔딩을 제공해 반전의 묘미를 보여준다.

이달 말 출시되는 ‘식스센스-비스타 시리즈’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너무 슬퍼서 도저히 극장판에 쓸 수 없었다는 화제의 엔딩장면을 담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타워즈: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 DVD도 포드레이싱 경주 등 7개 장면이 DVD만을 위해 추가되거나 수정됐다. 조지 루카스가 극장 상영시 미흡했던 장면을 DVD 제작시 컴퓨터그래픽으로 바꾼 것. 11월15일 출시 예정인 ‘스타워즈: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DVD에서도 8개 장면이 보완된 영화로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달 초 출시된 ‘아마데우스 특별판(SE)’ DVD도 감독 재편집판으로 30여분이 추가된 새 영화다. ‘진주만 디렉터스컷’에도 극장판에서 보지못한 10여분이 담겨있다. 진주만 공습 장면에서 전쟁의 잔혹함을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을 추가한 것.

12월 초에는 30여분이 추가된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디렉터스컷’가 재출시될 예정.

▽추억의 영화를 복원하는 마술?〓‘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1937년 개봉작. 진짜 원본 필름은 스크래치와 빛바랜 영상이 가득하지만 DVD를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디지털 복원(리마스터링) 기술로 다듬은 영화는 최신 애니메이션에 견줄 만큼 화사한 색감을 제공한다.

워너브러더스의 ‘닥터 지바고 특별판(SE)’도 1965년작을 DVD로 복원했다. 시베리아의 장대한 설원은 티끌 하나 없이 또렷하게 펼쳐진다. 11월 1일 출시 예정인 ‘E.T 20주년 기념특별판’ DVD도 140개 수정한 장면에 20년전 아역 배우 공개오디션 장면을 담기로 했다.

▽무삭제판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DVD로 보는 재미 중 하나는‘무삭제판’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 영상물 등급심의로 인한 삭제나 영화감독이 극장 상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삭제한 영화를 DVD에선 그대로 볼 수 있다.

다음달 출시되는 엔터원의 ‘늑대의 후예들’에는 삭제됐던 20분이 담겨진다. ‘원초적 본능 특별판(SE)’과 ‘로보캅’ ‘좀비’도 개봉 당시 등급심의로 인해 삭제된 장면들이 그대로 담겨져있다.

윌 스미스 주연의 ‘알리’나 트라볼타 주연의 ‘배틀필드’ DVD도 20분 이상 삭제된 장면을 그대로 담고 있다.

영화 상영시간 제약으로 감독이 어쩔 수 없이 삭제했던 영상을 담은 DVD도 적지 않다. ‘마지막 황제’ ‘올모스트 페이머스’ ‘엽기적인 그녀’ 등의 DVD는 삭제장면이 모두 담긴 완전판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김종래 파파DVD대표 jongrae@papadv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