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명의 바꿔도 증여세 내야

앞으로 돈을 주고받지 않고 인터넷 도메인 명의만 바꾸더라도 증여세를 내야 한다.

국세청은 최근 추첨을 통해 ‘sex.co.kr’ 도메인을 판매한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질의한 도메인 명의 변경에 따른 세금 부과 여부에 대해 이같이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김재천(金載千) 국세청 소득세과장은 “도메인도 상표권과 비슷한 산업재산권이기 때문에 매매에 따른 소득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며 “권리가액(價額)을 따져 증여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매매를 목적으로 도메인을 선점하는 ‘스쿼팅’이 성행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규제할 다른 방안이 없어 이같이 결정했다”며 “권리가액은 시세에 따라 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로 값어치가 높은 도메인을 선점하기 위해 남의 이름을 빌려 등록 신청을 하는 부작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또 도메인을 팔고 돈을 받은 사람은 ‘일시 재산소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소득세를 물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메인을 팔아 소득을 올린 사람은 매년 5월1일부터 한달 동안(종합소득세 신고기간)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고 해당 세금을 내야 한다. 국세청은 “도메인을 주로 매입하는 법인들이 회계장부에 매입 사실을 기록하기 때문에 판 사람이 신고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적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렇게 되면 신고불성실 가산세(세액의 20%)와 납부불성실 가산세(연 18.25%)를 더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