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분당차한방병원 송재철과장, 연세대 의대 피부과 이광훈 교수, 꽃마을한방병원 주입산 과장,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 이런 효과가 있어요
찜질방은 뜨거운 공기를 이용해 땀을 내는 열기욕(熱氣浴)이란 점에서 사우나, 한증막과 비슷하다. 내부 온도는 찜질방 40∼50도, 건식 사우나 70∼100도, 한증막 70∼130도로 찜질방이 가장 낮다.
찜질방이 사우나, 한증막과 다른 점은 원적외선이 방출된다는 것. 700도 이상 고온으로 달궈진 찜질방의 황토, 맥반석, 온돌, 게르마늄 등에서 나온 원적외선이 피부 안쪽 4∼5㎝까지 침투해 세포운동 및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 준다.
찜질방을 이용하고 나면 뻐근했던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적외선의 영향으로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근육통과 요통, 어깨결림, 관절통 등 통증이 줄어들고 조직이 부드러워지는 것. 이때 스트레칭을 해 주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혈액이 맑아지면서 산성화된 현대인의 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바꿔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잘못 알고 있었네요
찜질방에서 땀을 빼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피부의 죽은 각질인 때가 땀과 함께 배출되면서 일시적으로 부드러워지긴 하지만 곧 새로운 각질이 재생되면서 원상태로 돌아간다. 오히려 찜질방에 지나치게 오래 있으면 피부에 손상이 갈 수 있다.
땀을 빼면 체중이 줄어든다는 것도 틀린 얘기.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리면 체지방이 빠져 나가 체중감소효과가 있지만 찜질방에서 땀을 낼 때는 수분과 미네랄만 빠져나가기 때문에 체중과는 상관이 없다. 간혹 1∼2㎏가량 몸무게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물을 마시면 바로 원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찜질방에 들어가기 전에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한다는 것도 옳지 않다. 소화불량과 불쾌감을 부를 수 있기 때문. 일부에서는 찜질방을 자주 이용하면 고질적인 신경통과 관절염을 치료하거나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의학적 근거는 없다. 땀을 씻지 않고 말리는 게 피부에 좋다는 주장 역시 검증이 되지 않고 있다.
◆ 찜질 이렇게 하세요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 적절한 이용시간을 못 박을 수 없지만 지치거나 피로한 느낌이 들면 바로 나오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1회에 최대 20∼30분을 넘기면 좋지 않다. 찜질방을 나온 뒤에도 최소 30분에서 1시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5분 정도 찜질방을 이용하고 10분 정도 휴게실에서 쉬는 것을 몇 차례 반복해도 괜찮다. 찜질방에 들어가면 자세를 바로 하고 눈을 뜬 채로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는 게 좋다. 여럿이 모여서 게임을 하거나 뛰어다니면 심장박동을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잠을 자거나 책을 읽게 되면 피로감 등 신체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놓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응급처치요령도 알아두면 좋다. 의식을 잃거나 몸에 열이 치솟을 경우 즉시 서늘하고 환기가 잘 되는 곳으로 옮겨 서서히 몸을 식혀주면서 물을 먹이도록 한다. 열을 내린다고 냉수를 끼얹는 것은 금물.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면 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 다른 시설은 이렇게
찜질방에 들어가기 전 욕탕에서 때를 벗겨내는 것은 좋지 않으며 손이나 부드러운 수건으로 가볍게 문지르고 비누로 닦아내는 정도가 좋다. 그럼에도 때를 밀고 싶다면 찜질을 끝낸 뒤 맨 마지막에 때타월로 때를 밀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게 피부손상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
혈압이 높거나 심장계통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찬물 샤워를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찜질로 이완된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러닝머신 등 헬스시설을 이용한 뒤 바로 찜질방으로 직행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충분히 휴식을 취해 몸을 안정된 상태로 만든 뒤 찜질방을 이용해야 한다.
찜질전후 휴게실이나 식당에서 먹는 음식은 또 하나의 재미다. 미역국은 피로회복을 도와주고 철분을 제공한다. 식혜와 매실주스는 부족한 수분을 공급해 주며 구운 달걀은 단백질이 풍부하다. 구운 달걀의 경우 콜레스테롤을 과다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1, 2개 정도만 먹도록 한다. 청량음료는 갈증을 유발하며 커피는 이뇨효과가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 이럴땐 가지 마세요
임산부는 찜질방이 적(敵)이 될 수 있다. 체온이 올라가면서 태아에게 큰 위험을 줄 수 있으며 심하면 유산까지 할 수 있어 찜질방은 물론 사우나도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술을 마신 뒤 숙취 해소를 위해 찜질방을 찾는 것 또한 금물. 술을 마실 경우 몸 안에 수분이 부족해지므로 땀을 심하게 빼면 위험하다.
술 마신 뒤 2시간 이내에는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평소에 심장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도 찜질방은 금물이다. 안면홍조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찜질방에 들어가면 모세혈관이 확장돼서 얼굴이 더욱 빨갛게 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 체질에 다른 건강목욕-사우나법
한방에서는 찜질방의 이용법은 체질과 상관없이 거의 일치하지만 사우나와 목욕은 그렇지 않다고 보고 있다. 체질, 체형, 성격 등에 따라 좋은 목욕-사우나법이 따로 있다고 한다. 이른바 사상 체질에 맞는 목욕-사우나법에 대해 알아본다.
▽소음인(少陰人)=얼굴과 이목구비가 모두 작고 오밀조밀한 유형. 꼼꼼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많다. 땀이 적은 체질이므로 땀을 많이 흘리면 좋지 않다. 따라서 고온 사우나보다 저온 및 온탕에 몸을 담그는 게 좋으며 쑥탕이 특히 좋다. 사우나의 경우 참숯사우나가 좋다.
▽소양인(少陽人)=외형이 날카로워 보이며 상체가 하체보다 발달해 있다. 성격이 대체로 급하고 몸에 열이 많기 때문에 고온 사우나보다는 냉수욕이 좋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는 ‘물맞이욕’을 할 경우 마사지 효과가 특히 높다. 은(銀)을 함유한 ‘은사우나’도 좋다.
▽태음인(太陰人)=얼굴이 전체적으로 둥글고 윤곽이 뚜렷하다. 성격은 느긋한 편이지만 여름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고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땀을 많이 흘리는 게 좋다. 따라서 고온 사우나나 열탕을 이용하는 게 좋으며 냉온수를 번갈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산소발생기를 설치한 ‘산소사우나’도 좋다.
▽태양인(太陽人)=우리나라에서 가장 적은 체질. 저돌적이며 영웅심이 강하다. 머리와 목덜미가 발달해 있으며 눈에 광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하고 몸안의 열이 위로 올라와 입이 자주 마르고 손발이 뜨거워지는 특성이 있다. 태음인과 정반대로 땀을 흘리지 않는 게 좋기 때문에 저온욕으로 끝내는 것이 좋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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