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3호선 근무 이수용씨 장애인 사이트 운영

  • 입력 2003년 2월 13일 18시 56분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은 1번과 4번 출입구 중간에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습니다. 지하 2층 매표소로 내려가 승차권을 받으신 뒤 바로 옆에 있는 리프트를 이용하면 서대문쪽에 위치한 승강장이 나옵니다.”

서울지하철공사 직원의 특별한 장애인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http://www.intersubway.com)에 접속하면 서울지하철 1∼8호선, 인천 1호선 등 수도권 전 구간에 있는 장애인 편의시설의 종류와 위치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서울지하철 3호선 지축역 건축분소장 이수용(李秀龍·46·사진)씨.

이씨는 2000년 5월부터 서울지하철 388개역을 단 1군데도 빼놓지 않고 돌아봤다. 인천 부평역은 내부 동선이 워낙 복잡해 3번이나 찾았다고 한다. 주말과 공휴일은 여지없이 답사를 위한 시간으로 활용했다.

그렇게 1년을 보낸 2001년 7월 드디어 이씨의 홈페이지가 문을 열었다. 네티즌들의 호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개설 1년6개월 만에 방문자가 11만명을 넘어섰고 감탄과 감사의 글이 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한 중소기업은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지하철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며 이씨가 모은 방대한 자료를 책으로 엮었다. ‘장애인의 편리한 지하철 이용하기’란 제목의 소책자는 지난해 3000부가 제작, 배포된 데 이어 올해 8000부가 더 만들어진다.

이씨는 “1999년 서울지하철 1∼4호선 지하철역 구간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업무를 맡으면서 비장애인과 장애인간에 이동경로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고 홈페이지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관광객들이 지하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 홈페이지에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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