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관계자는 10일 “최근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가 음란메일을 포함한 스팸메일의 월경(越境)현상에 대해 공동 대처하자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이 문제 해결에는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므로 정부는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10여 개 국가가 반(反)스팸메일 연대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왜 국제공조가 필요한가=스팸메일의 특성상 국제적인 공조 없이는 불법 유포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통부에 따르면 미 공정거래위가 한국 정부에 조사를 의뢰한 음란메일 발송 지점을 추적해 보니 백령도 한 초등학교의 메일 서버로 나타났다. 이는 메일 발송업체가 관리가 소홀한 초등학교 메일 서버를 이용했기 때문. 이 경우 미 정부는 한국 정부의 협조 없이는 단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거꾸로 현재 국내에서 초등학생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음란메일 발송지는 대부분 미국에 있는 서버. 이는 국내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것. 그러나 만약 국제적인 공조가 본격화돼 미국측의 협조가 이뤄지면 국내 불법 음란메일 발송업자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게 된다.
▽‘한미 공조’의 의미=최근 프랑스 당국이 자국의 스팸메일 현황을 조사한 결과 40%는 미국에서, 40%는 아시아 국가에서 발송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 국가에서도 한국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스팸메일 하나만 볼 때 미국과 한국은 대표적인 ‘가해국가’로 분류된다. 이는 미국은 인터넷 사용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고 한국은 초고속인터넷망이 가장 잘 깔려 있기 때문. 때문에 미국과 한국의 공조체제가 본격화되면 그 파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스팸메일의 비용=정보기술(IT)업계 시장조사기관인 페리스 리서치가 올 초 발표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팸메일로 인한 미국 피해는 89억달러(약 10조8400억원), 유럽은 25억달러(약 3조400억원)로 추산된다. 인터넷 전문조사기관인 나라리서치는 지난해 국내 스팸 피해액수를 2조6451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매일 스팸메일을 삭제해야 하는 데 따른 생산력 손실, 스팸메일 저장비용, 스팸메일 급증에 따른 추가 서버 증설 비용 등을 포함시켜 추산한 것. 때문에 스팸메일 방지 국제공조가 본격화된다면 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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