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너스클럽(http://cafe.daum.net/runners) 회원인 두 사람에 대한 관심은 박씨를 지지하는 ‘빨간나라’와 남씨를 응원하는 ‘파란나라’로 동호인들이 나뉘면서 열기를 더해 갔다. 백지연씨(28·여)는 ‘여성의 끈기와 근성’에, 김은숙씨(28·여)는 ‘남성의 일취월장’에 기대를 걸었다. 회원들은 각 선수의 식사지원에서부터 전담 마사지사, 일지 등을 관리하는 매니저 역할까지 맡는 등 대결을 준비했다.
두 사람의 경기 모습은 열성 후원자인 김상근씨(45)와 우성환씨(38)가 함께 달리며 전화한 내용이 실시간으로 인터넷 카페에 올려지면서 전국 1만여 마라톤 동호인들을 긴장시켰다.
성대결의 응원전은 박씨가 16일 자신의 기록을 무려 20분이나 단축하며 3시간39분28초 만에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곧이어 남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 출입구와 결승점 주변의 동호회원들은 “힘! 힘! 힘!”을 외치며 환호했다.
결국 남영표씨가 박씨에게 9분2초 뒤진 3시간49분26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 성대결의 승자가 됐다. 박미란씨가 먼저 들어왔지만 남씨에게 ‘11분의 덤’을 주었기 때문.
박씨는 “남씨가 다시 도전해 온다면 제대로 응수해 주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남씨는 “내기에는 이겼지만 오늘은 우리 모두가 승리한 날”이라며 박씨의 손을 들어올렸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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