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HEALTH]폐경기여성 절반이 골절 경험

  • 입력 2003년 4월 27일 17시 51분


‘호르몬요법이 심장질환과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는 수많은 폐경기 여성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또 얼마 전 ‘호르몬요법이 환자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는 미국 연방정부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한 달 만에 호르몬을 장기간 복용한 여성의 30%가 호르몬을 끊었고, 시간이 갈수록 중단하는 환자 수가 늘고 있다.

호르몬요법이 비록 심장질환과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고 하지만 폐경기 여성의 뼈를 보호하고 폐경 후 3∼5년 빠르게 나타나는 ‘뼈 소실’을 예방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폐경기 여성이 호르몬요법을 받을 수 없다면 뼈엉성증(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폐경기 여성이 일단 호르몬요법을 중단하면 호르몬요법을 받지 않은 여성처럼 똑같은 양의 뼈가 소실되기 때문이다.

▽위험을 인지하라=폐경 후 여성은 골밀도가 감소하며 뼈 골절이 잘 생긴다는 뼈엉성증의 통계결과는 폐경기 전후 여성에게 뼈 보호를 위한 필요성을 자각시키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엘리자베스 배렛 박사는 폐경기 여성 14만58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에스트로겐 호르몬 요법을 중단한 여성은 특히 엉덩관절의 골절이 잘 일어난다고 최근 밝혔다.

엉덩관절의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적당한 칼슘과 비타민 D를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적당한 칼슘을 섭취하지 못한 여자 아이는 중년 여성이 되면서 이미 뼈에 구멍이 생기고 폐경이 시작되면서 뼈엉성증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

정상인(위)과 뼈엉성증환자의 척추단면

뉴욕 컬럼비아 장로회 의료센터 뼈엉성증 예방 및 치료전문의 에텔 시리스 박사는 “폐경 후 여성 2명 중 1명은 뼈엉성증으로 인한 골절을 경험하며 골절환자의 25%는 척추 골절, 15%는 엉덩관절 골절이 일어난다”고 언급했다.

여성의 나이가 30세가 되면 골밀도가 가장 높고 이후 50세까지 골밀도는 서서히 감소된다. 50∼60세는 뼈 소실이 급격히 빨라지며 이후 90세까지는 천천히 소실된다.

특히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를 하거나, 가족 중 뼈엉성증 환자가 있거나, 오랫동안 스테로이드제제를 복용하거나, 혹은 칼슘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고 앉아있기 좋아하며 활동량이 적은 사람은 뼈 소실의 정도가 더욱 심해진다.

▽비호르몬 치료법=적당한 칼슘(50세 이상은 하루에 1200∼1500mg)과 비타민 D(70세까지는 매일 400IU, 70세 이후는 600∼800IU) 섭취,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

칼슘이 함유된 음식은 저지방 우유나 요구르트, 딱딱한 치즈, 두부, 칼슘강화 오렌지 주스, 아침식사용 시리얼, 정어리와 뼈가 포함된 연어 통조림 등이 있다.

비타민 D가 함유된 음식은 우유와 시리얼, 계란, 생선기름, 연어, 청어와 식용 간 등이다. 또 매일 15분 정도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 햇빛에 피부를 노출시키는 것도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가장 저렴한 칼슘 보충제로는 칼슘 탄산염이 있으며 가격은 비싸지만 몸에 흡수가 잘되고 변비의 부작용이 적은 칼슘 구연산염도 있다. 보충제마다 칼슘양이 달라 제품 구입 전에 복용법이나 용량을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골밀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적당한 양의 단백질(하루 필요 칼로리의 15∼20%) 섭취도 필요하다. 쇠고기나 닭고기 계란 치즈 등 동물성 단백질은 뼈엉성증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식물성 단백질은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채식주의자들은 뼈엉성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비스포스포네이트’라 불리는 약은 호르몬을 대체할 대표적 약물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호르몬보다 골밀도를 유지시키거나 개선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제품은 포사맥스(성분명 알렌드로네이트)와 악토넬(성분명 리스드로네이트) 등 두가지. 이들 모두 알약으로 매일 또는 매주 복용한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척추나 엉덩이 부분의 골절을 예방해 준다.

그러나 이들 약의 복용법은 매우 까다롭다. 환자는 빈속에 약을 복용해야 하며 물 한잔을 가득 마셔야 한다. 또 약을 복용한 뒤 환자는 계속 서있거나 앉아 있어야 하며 최소 30분 동안은 약의 흡수를 돕기 위해 다른 어떤 것도 먹거나 마시지 말아야 한다.

다른 대안으로 에비스타(성분명 랄록시펜)로 뼈에만 작용하는 호르몬 유사제. 에비스타는 뼈에만 작용하고 유방이나 자궁엔 작용하지 않으므로 호르몬처럼 유방암이나 자궁암을 유발 시키지 않는다. 또 에비스타는 혈액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의 수치를 떨어뜨리며 허리와 엉덩뼈의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활동을 감소시킨다. 척추골절을 예방하지만 이외 다른 부위의 골절 예방효과는 아직 증명된 바 없다.

최근엔 비스포스포네이트와 에비스타의 복합요법도 시도되고 있다.

세 번째 대안은 사람의 부갑상샘에서 만들어져 골 흡수를 억제하는 ‘칼시토닌’이 있다. 이는 뼈엉성증 치료에 사용되지만 예방엔 효과가 없다. (http://www.nytimes.com/2003/04/22/health/womenshealth/22BROD.html)

정리=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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